전병삼作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오는 28일까지 전관에서 현대미술가 전병삼(45) 초대전을 연다.

‘지금 이 순간(this very moment)’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전병삼은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사진 매체의 평면성을 ‘접기’와 ‘펼치기’라는 기법을 통해 새롭게 해석한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전병삼은 일상 속의 순간을 찍은 사진과 다양한 의미의 집합체인 조각으로 새로운 조형미와 실험성을 함축한다. 회화나 조각으로 형상을 재현하는 고전적인 표현 방법 대신 평범한 사물들을 활용해 실체가 있는 대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대상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작가가 쓴 방법은 접기(Folding)와 펼치기(Unfolding)다.

‘접기’를 대표하는 작품 ‘MOMENT’는 인쇄한 사진을 절반으로 접을 때 모서리 옆면에 살짝 보이는 이미지를 이용해 수 천 장의 동일한 사진으로 쌓아 올려 만든 것으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찍은 사진은 작가의 추억으로 남겨지는 동시에 지워진 흔적이 되고 그 흔적의 집합체로 추상적 조각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 ‘펼치기’ 기법을 이용한 ‘UNFOLD’ 는 성경이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같은 책을 이용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활자를 축소해 한 눈에 전체가 보이도록 캔버스에 작업한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단순한 활자의 나열에서 벗어나 동일한 특정 단어를 부각해 조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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