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카드로 중수청 반발 와중
오늘 대구고검·지검 방문 일정
청·여권에 작심 발언할지 촉각
일각선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당과 청와대를 향해 선전포고를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총장이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강행에 반대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낸 직후 대구고검과 대구지검을 방문하는 일정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일 업무 복귀 이후 첫 공개 행보로 윤 총장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근무했던 대구고검·지검의 격려 방문에 나선 점에 비춰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중대한 발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은 2일 “수사·기소 분리를 반대한다”며 “(검찰총장)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여권의 수사청 입법 강행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조계는 이번 윤 총장의 발언은 그동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도 검찰총장직 사퇴와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고 강경한 언급이라는 평가다. 또 검찰의 수장으로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청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어 윤 총장은 “필요하다면 국회에 가서 설명하기도 하지만, 국회와 접촉 면을 넓힌다고 중수청 입법을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관계되는 중요한 사항으로 올바른 여론의 형성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국회와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은 물론이고 형사사법 시스템의 붕괴에 따른 국민의 피해를 강조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는 일면도 노출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즉 윤 총장이 사실상 국회와 소통을 포기하고 남은 4개월의 임기 동안 대국민 여론전을 나서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여지도 남겨둔 셈이다.

심지어 그동안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해온 여권에 대해 중수청 강행 기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모종의 ‘메시지’로 ‘총장직 사퇴’를 언급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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