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종 기

지구가 아직 둥들어지기 전에

땅끝까지 눈이 내렸다

그것을

아이오와에 와서야 확인했다

세상의 냉대 속에서 살아온

눈 덮인 숲에 들어와서야

나무가 체온을 가진 모습을 본다

(….)

나무가 따뜻하다는 것을 아직껏 몰랐다니!

내가 살아온 길이 허술했던 이유를

이제야 확실히 알 것도 같다

언 손으로 나무의 살을 포옹한다

아무도 억울한 일 당하지 않기를

아무도 눈물짓는 일이 없기를

지구가 아직 다 익기 전

지구가 아직 둥글어지기 전

사랑이 우선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아이오와의 겨울 숲, 저기 겨울 숲

시인이 제시하는 아이오아는 어디인가. 아이오아는 시인이 버림당한 곳이고 고향 지평선 밖에 있는 미지의 땅이다. 시인은 눈 덮인 숲 속에서 나무의 체온을 발견하면서 사랑과 평화가 충만한 고향을 그리고 있음을 본다. 아무도 억울한 일 당하지 않기를 아무도 눈물짓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은 그가 회귀하기를 소망하는 눈 내리는 고향집에 이르러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