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앙엘림복지재단 엘림소망의집 사회복지사 문경욱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계각층 방문·도움의 손길 대폭 줄어들어
시설 거주 장애인들 위한 비대면·비접촉 각종 서비스 개발돼야

문경욱 중앙엘림복지재단 엘림소망의집 사회복지사
“넉넉지 않은 취약계층에게는 단순히 만남을 줄여가는 차원이 아닌 고립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경욱 포항 중앙엘림복지재단 열림소망의집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복지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더더욱 사회통합 차원의 복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위험성과 정책의 시행으로 공공기관들마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장애인복지시설, 노인복지관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시설까지 이용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문 복지사를 만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복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는가?

△사회복지사는 우리 이웃 중에 특별히 약한 이웃에게 찾아가 그들을 돕고,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복지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모습으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민간복지시설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활동가로 나눌 수 있다. 나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중앙엘림복지재단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엘림소망의집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이 여러 가지 상황으로 부모나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 시설에 입소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설이다. 내가 맡은 업무는 총무기획으로 입·퇴소 관리, 상담, 자원봉사자 관리, 시설물 관리, 외부 공모사업 작성, 행정업무 등 그야말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복지사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사회복지사를 하게 된 계기는?

△2007년 가을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함께 군산에 있는 나눔의 집이라는 장애인생활공동체에 봉사활동을 하러 가게 되었는데,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을 3일 동안 돌보며, 인생의 대 전환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삶에 회의를 느끼고, 타인을 위해 한 번 살아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길로 가방을 싸서 그 공동체에서 먹고 자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돌보고, 장애인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게 되었다.

이런 저의 열정을 보고 나눔의집 김선 원장님께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라고 권면을 하셨고, 군산대 일반대학원에서 훌륭한 교수님들 가르침 속에서 사회복지학문을 정식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학위과정을 잘 마치고 사회복지사 일을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

-지속적인 자기계발이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

△장애인에 대해 알고 싶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그때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배우기를 힘썼다.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김일근 회장님으로부터 리더십은 물론 장애를 극복하고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배웠고, 부산점자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하는 박광문 관장님과는 호형호제하며 시각장애인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축구를 알기 위해 포항스틸러스 U-18 백기태 감독님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았고, 특수체육을 더 알고 싶어 포스짐특수체육센터 홍승찬 대표님께 발달장애인 맞춤형 재활운동을 배우기도 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문화예술복지사로, 장애인체육전문가로, 학생들을 위한 선배 복지사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봉사자나 후원자가 줄었을 텐데.

△그렇다. 봉사자의 수는 2019년 대비하여 90%가 줄었고,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찾아오는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도 현저하게 축소됐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마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어울려야 하는 존재인데,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저와 같은 사회복지사는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사회에 나가 같이 어울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각종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대면·비접촉 각종 서비스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복지도시 포항을 위한 각오는?

△포항은 반세기 동안 철강도시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제 포항은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복지문화도시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저력이 있는 포항시의 시민으로서 나는 자부심이 넘친다. 내가 그리고 우리 동네 주민들과 더불어 자발적으로 포항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앞으로의 바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차별을 받는 일이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사라지길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일하는 저희 사회복지사들이 더 노력해야겠지만, 정부에 있는 공무원 및 모든 국민이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대한민국과 포항의 모습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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