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 2021년 상반기 첫 전시 -‘봄이 와 있었다’ 9일 개막
장승업 김기창 구본웅 박수근 김환기 권진규
이우환 정상화 백남준 등 거장 37인 작품 소개
제4전시실서 연계 교육체험전 ‘모도리 예술가’

포항시립미술관 2021년 첫 기획전 ‘한국근현대미술 봄이 와 있었다’전 포스터.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 새해 첫 기획전 ‘한국근현대미술 봄이 와 있었다’전이 1,2, 3 전시실 및 초헌장두건관에서 9일부터 열린다.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미술 작품을 집중 조명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대전시립미술관 등 우리나라 주요 공사립 미술관·박물관 소장품들을 빌려온 이번 전시는 조선 말기 장승업부터 오늘날 임옥상까지 37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회화 및 조각 작품 61점, 당대 교과서 및 간행물 70여 점, 1930~60년대 한국 흑백 영화 4점을 선보인다.

1전시실에서는 일제 강점기 조선 정통회화의 계승과 서구 조형기법의 이식으로 형성된 근대회화를 살핀다. 조선 말기 장승업과 그의 제자 조석진과 안중식, 이상범, 노수현 그리고 서구식 근대미술 양식을 이어받은 이종우, 나혜석, 구본웅, 배운성, 오지호의 작품을 통해 한국 근대미술의 탄생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이응노作 ‘외금강’, 1945, 대전시립미술관 소장 ⓒ Ungno Lee  ADAGP, Paris - SACK, Seoul, 2021.
이응노作 ‘외금강’, 1945, 대전시립미술관 소장 ⓒ Ungno Lee ADAGP, Paris - SACK, Seoul, 2021.

2층 초헌장두건관에서는 이식된 미술형식이 증식해 해방 이후 한국적 향토성을 기반으로 생활 감정의 서정성을 담아낸 박수근, 김환기, 권진규, 장욱진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2전시실에서는 전쟁 이후 존재론적 고민을 이어갔던 작가들과 한국에서 태동한 미술사조로 미적 이상을 추구했던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를 선보인다.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을 이룬 단색화의 주역 윤형근, 정창섭, 정상화, 박서보 등의 작품과 전통성과 현대성 사이에서 조형적 실험을 펼쳐냈던 곽인식과 이응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1960년대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실존주의적 문제를 다룬 백남준, 박석원, 송영수, 오종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3전시실에서는 사회 참여적 미술 현장을 끌어와 냉혹하고 참담했던 현실을 인식하고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한 오윤과 임옥상 그리고 류인과 구본주의 작품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와 연계한 교육 체험 전시도 4전시실에서 열린다. 교육체험전 ‘모도리 예술가’에서는 20세기를 4개의 섹션으로 나눠 서구 문화의 유입부터 미술 단체 설립, 추상 미술의 태동 그리고 민중미술까지의 양상을 살펴본다. 또한 상설체험 프로그램 ‘세계로 나간 작가들’, ‘나만의 미술단체 창립 선언문 만들기’의 결과물을 전시실 내에 공유해 관람객의 능동적인 전시 참여를 이끌어내고 한국근현대미술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체험전시 제목‘모도리’는 ‘빈틈없이 아주 야무진 사람’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모도리 예술가’는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4·19 혁명 등 파란의 시대에 예술 활동을 이어나간 한국근현대 작가와 이번 체험 전시에 참여하는 관람객 모두를 의미한다.
 

배운성作 ‘가족도’, 1930∼35, 개인소장.
배운성作 ‘가족도’, 1930∼35, 개인소장.

1900~1980년대까지 전람회, 미술단체, 비평 등의 미술사 주요 사건을 신문 형식으로 재구성해 근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한국근현대미술 봄이 와 있었다’전과 교육체험전‘모도리 예술가’는 오는 5월 9일까지 계속된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개관 이래 처음 소개하는 한국근현대미술 전시이자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미술의 언어로 위로를 전하고자 마련됐다”며 “한국근현대미술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회화, 조각 작품 외에도 무성 영화, 흑백 영화, 기타 간행물 자료 그리고 교육체험전의 상설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전시를 풍요롭게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사항에 따라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30명으로 제한해 ‘거리두기 전시 관람’으로 운영한다. 예약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에서 간단한 회원가입 후 가능하다. 설날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단, 설날 당일 12일은 오후 1시부터 운영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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