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나라다. 인구의 60% 정도가 백인이지만 히스패닉, 흑인,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인 분포도 40%에 달한다. 미국 역사를 말하면서 인종차별의 역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남북전쟁은 그 대표적 사례다.

남북전쟁 이후 인종 문제는 표면적으로 많이 개선되기도 했지만 미국내는 여전히 인종차별의 사회 문제가 쉼없이 발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 정책으로 인종차별의 문제를 정치 쟁점화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재선에 실패했다. 인종차별의 문제는 아직도 미국내 남은 뿌리깊은 숙제다.

미국의 18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이라는 희생을 감수하고 흑인을 노예에서 해방시켰다. 그는 1863년 1월 노예해방선언에 서명하면서 “내 이름이 역사에 남는다면 그것은 이 조치 때문일 것”이라 말했다. 링컨은 건국 정신을 지키려다 암살이라는 불운 겪었으나 그가 서명한 노예해방선언이 있은지 140여년 지난 2008년 미국에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버락 오바마)이 탄생했다.

미국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은 취임사에서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메시지로 ‘통합(unit)을 내세웠다. 그는 취임사에서 통합을 11번, 우리(we)를 106번 언급했다고 한다.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끌어모아 하나로 뭉치겠다”고 말했다. 인종과 종교, 정치적 성향에서 서로 다른 사람끼리 배척하는 미국 사회의 분열상을 통합으로 이끌겠다는 뜻이다.

민주주의가 다양성을 장점으로 하지만 다양성을 통합으로 이끌 때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다. 갈등과 분열로 갈라진 지금의 우리 정치도 통합의 정신이 절실하다. 우리 정치권이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