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예비타당성 조사 거치지 않고 사업 하는 악선례”
민주 “국민의힘 부산 의원 특별법 발의…TK 일방적 인식”

‘가덕도 신공항은 여권의 보궐선거용.’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정국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 간의 갈등을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속수무책이다. 오히려 사분오열되면서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탈한 부산·울산·경남 민심을 되돌리고,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가국책사업을 뒤집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 등 가덕도 신공항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1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인 대항 일대를 방문해 “신공항 건립은 부산의 미래이자 부산·울산·경남의 미래”라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단독처리까지 불사하겠다는 등 ‘올인 전략’을 내세웠다.

24일에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악선례’라고 비판한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을) 원내대표를 향해 “매우 실망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부산 시민의 절실한 요청은 외면한 채 대구·경북의 일방적인 인식만을 반영하고 있는, 균형을 잃은 발언”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은 선행 검토가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한 절차를 단축하고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려는 것인데 이를 모를 리 없는 주 원내대표가 악선례라 언급한 것은 의도적인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소속 부산 국회의원들은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독단에서 벗어나시길 바란다”며 “끝까지 반대한다면, 찬성하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의 “개별적으로 (국책 사업을) 처분하는 법을 만드는 게 가능한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하는 악선례를 남기는 게 아닌지에 대해 생각 중”이라는 발언을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VS 대구·경북 갈등으로 부각시킨 셈이다.

민주당의 ‘가덕도 전략’에 정부 부처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의 추진 근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6차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용을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민주당이 공수처법 등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역시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전략에 국민의힘이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은 ‘선(先) 부당성 알리기 후(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대응책을 내놓았으나 “남의 집 불구경하듯 손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가덕도는 자연적인 공항 입지로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밀양이 가덕도 점수보다 높았다” 등 여론화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의원들이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역의원들 간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리는 것 역시 문제다.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대구 중·남)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막기 위해 밀양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했으나 대구·경북 의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곽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이 아닌 수도권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밀양신공항 특별법 발의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경북 의원들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법안을 언제 발의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이 와중에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갑) 의원은 “1, 2차 산업의 제품들은 대부분 부산항을 통해서 수출하고 있고 인천공항을 통해 나가던 4차 산업 제품과 첨단산업 제품들은 가덕도 국제공항을 통해 수출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의 물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해 지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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