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 연구보고서
국가 경제권에 부속된 지역 경제
생산기술·지식 역내 유치 필요
울산·구미·부산 등 주변 도시
높은 접근성 최대한 활용해야

국내 최대 철강산업도시 포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전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20일 공개한 2021년 1호 지역경제조사연구 보고서 ‘철강산업의 다각화와 고도화전략 : 포항을 중심으로(이병완·황재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발원지인 포항지역의 조강생산량은 2019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조강생산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은 지역내총생산의 약 62%에 달하는 높은 수출의존도를 지니고 있으며 매년 100억 달러 내외의 철강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포항 철강산업의 경쟁환경 중심에는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등 세계 15대 철강수출국이 있다.

이들 국가의 철강무역 특징을 기준을 정해 구분해보면 △생산이 내수소비보다 커서 수출해야 하는 나라(일본, 한국,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독일) △생산과 소비가 비슷하게 크지만 수입을 많이 하는 나라(이탈리아)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많이 하는 나라(중국, 인도) △생산보다 내수가 커서 수입해야 하는 나라(미국, 멕시코, 베트남)로 나눌 수 있다.

15대 철강수출국 중에서 중국, 일본, 한국은 명실상부 세계 3대 철강수출국이며 3국은 글로벌 철강교역 시장에서 상호 간의 내수시장이 존재함에도 지리적 인접성에 따른 운송비 요인,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장치산업 고유의 사이클, 경기순환 등이 맞물림에 따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국, 일본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대중국 철강무역은 1990년대 후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흑자를 시현했으나 2006년부터는 대규모 적자로 급반전돼 2008년 한때 적자 규모가 105억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20억 달러 초반 수준으로 적자 규모를 줄였다. 수입의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철강수출은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제품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강판, 조선용후판 등 판재류의 비중이 가장 높아 매년 2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철근, H형강 등 봉형강류는 절반가량인 1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품목들로 간주되는 스테인리스강 수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2017년 기준 6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대일본 철강무역은 판재류를 중심으로 한 수출의 꾸준한 증가세로 인해 만성적인 적자 상태를 서서히 벗어나는 흐름이며 최근에는 10억 달러 내외로 적자규모가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판재류의 경우 2011년 250억 달러를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으나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2017년 기준 150억 달러선을 상회하고 있다. 스테인리스강과 봉형강류 또한 2000년대 들어 판재류 수출규모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출교두보를 확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특정 수출산업이 서로 얼마나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인 수출 경합도를 바탕으로 철강품목 전체에 대한 한·중, 한·일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한·일 철강 수출 경합도가 한·중 수출 경합도보다 더 높게 나타났으며, 2010년대 들어서는 한·일, 한·중 모두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를 수행한 한은 포항본부 조사역은 “포괄적인 데이터분석을 통해 포항의 철강산업을 보다 고도화, 다각화시키는데 단초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며 “포항 철강산업은 하나의 독립된 국가경제권이 아니라 고도로 산업화된 국가 경제권에 부속된 지역경제이므로 산업생산 기술과 지식을 외부로부터 역내 유치할 필요성이 있으며 울산, 구미, 부산 등 주변 산업도시와의 높은 접근성을 적극 활용한다면 발전적인 방향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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