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라봉을 한국에서 나는 귤과 오렌지를 교배한 품종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러나 제주 한라봉은 1972년 일본 농림성 과수시험장에서 육성한 교잡종 감귤이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께 들어와 처음에는 ‘데꼬봉’이라는 일본 이름 그대로 사용되었다.

제주도에서 생산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으면서 한라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꼭지 부분이 마치 한라산 봉우리 모양과 비슷하게 생긴데 착안해 붙인 이름이라 한다.

제주도에는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수 많은 감귤의 교배종이 있으나 제주도의 이미지를 잘 결합한 것으로 한라봉 만한 것이 없다.

아열대 작물의 국내 재배가 이젠 빠르게 보편화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한반도 남쪽지방에서는 바나나와 파파야, 망고, 감귤류 등의 생산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나던 감귤이 대구에서도 생산되고 있으니 지구온난화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이다.

최근 제주도의 한라봉이 포항에서 재배 4년 만에 첫 수확을 거뒀다. 중량과 당도 등 품질면에서 한라봉 못지않은 고품질의 상품이라고 한다. 포항의 한라봉 말고도 경북도내서는 경주에서 경주봉, 신라봉이라는 이름으로 한라봉이 생산되고 있다. 한라봉의 캐릭터를 지역 특성에 맞게 이름을 바꿔 제주도산에 대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작물의 판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현재 남쪽지방 중심으로 재배되는 아열대 작물이 2080년에는 중부내륙지방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재배면적도 현재 10%에서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지구온난화가 가져 온 과일시장의 판도 변화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