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에게 지진은 악몽이다.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 지진은 포항시민에겐 엄청난 충격으로 아직 남아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 포항시민 3명 중 2명이 “포항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으니 포항지진이 안겨준 트라우마의 위력이 놀랍다 하겠다.

2008년 5월 중국 쓰찬성의 규모 8.0 강진은 7만명의 사망자와 40만명의 부상자를 냈다. 450만동의 건물이 파괴되고 도로붕괴, 교통마비, 통신두절 등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지진이 일어난 후 “지진 전 두꺼비떼 대이동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쓰찬성 대지진의 전조가 미리 있었던 것 아니냐는 후일담도 나돌았지만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11년 쓰찬성 청두에서는 실제로 두꺼비 대이동이 도심에서 발견돼 또한번 대지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속설에는 지진 전조현상으로 개미, 두꺼비 등 동물의 이동이 일어나고 땅 울림이 있다든가 산사태나 단층에 있던 가스가 갑자기 새어나오면서 냄새가 나는 것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경주지진 이후 2016년 7월 부산과 울산시내 곳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괴담이 돌았다.

20세기 전 과학적 감지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현상을 전조현상으로 보고 지진에 대비했다. 그러나 일부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 지금은 괴담정도로 취급된다.

지난 14일 강원도 고성군 해안에서 매오징어 떼죽음이 발견되면서 누리꾼 사이에 “지진징후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 사태 등 지구상 이상징후가 곳곳에서 등장하자 요즘 우리 심정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처럼 돼 버린 것 같다. 씁쓸한 기분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