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은 고용절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넘치는 실업자, 치솟는 실업률, 세금으로 부양하는 관제 일자리는 이제 일상이 됐다. 정부는 숫자만 채우는 단기고용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점점 노골화해가는 여당의 ‘반기업 정서’가 문제다. 모든 기업의 성공을 견인하는 정책은 외면하고, 성공한 기업의 이익을 빼앗을 궁리부터 하는 잡권당의 의식구조가 도무지 한심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천652만6천 명으로, 2019년에 비해 62만6천 명이나 줄었다. 대신 실업자는 19만4천 명이나 늘어나 113만5천 명에 달했다. 고용률은 59.1%(1.7%p 하락)로 60% 선이 무너진 반면 실업률은 0.7%p 상승해 4.1%에 닿았다.

내용은 더 나쁘다. 증가한 건 관제 일자리들뿐이고 고용률도 65세 이상 노인들만 늘었다. 질 좋은 일자리의 대명사인 제조업은 11만 명이나 줄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61만1천 명 감소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4만6천 명 증가했다.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19만 명 이상 늘어나 72만5천 명에 달한다.

정부의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12월 고용 악화는 예견된 일”이라는 핑계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정부·여당은 각종 입법과 행정조치로 기업의 숨통을 옥죄는 일만 탐닉하고 있다. 코로나로 수익을 올린 기업들에게 노골적으로 ”번 돈 내놓으라“는 ‘이익 공유제’는 또 뭔가.

벌써 몇 년째 백수인 청년들은 취업적령기 자체를 넘기고 있다. M세대, Z세대가 아닌 ‘코로나 백수 세대’가 양산되는 중이다. 고용절벽을 벗어날 유일한 길은 민간의 고용역량 증대밖에 없다. 민간기업이 자발적인 투자의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유권자의 표를 훑어낼 선동정치의 개미지옥에 빠져서 ‘반기업 정서’에 기대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나랏돈 퍼 돌리는 일만 탐닉하는 이 한심한 정책 기조를 확 바꿔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캠페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