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 나경원, 安 겨냥 “현정권에 도움 준 사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 단일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여야 모두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범야권 후보 단일화론을 공식화했고, 여권도 후보 단일화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여부 및 선거 결과는 내년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간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3일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달라는 것이 야권 지지자들의 지상명령”이라며 “이런 요구를 무시 또는 거부한다면 야권 지지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가) 개인 또는 특정 정당의 이해타산에 의해 결정되면 안된다는 원칙을 모두가 공유하면 좋겠다”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상대방은 후보자들의 지지자를 뜻하는 것인데, 배려가 있어야 최후에 단일 후보로 선출돼도 모든 지지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안 하고 계속 간만 본다. 눈이 있으면 국민의힘 지지율을 보라”며 안철수 입당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다자구도로 치르는 건 국민의 뜻과 거리가 있다”며 “최후까지 단일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이 독자 후보를 낸다면 승률은 상당히 낮아진다고 본다”며 “실사구시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조건부 출마를 내세우며 안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안 대표가 17일까지 입당 또는 합당하지 않을 시 직접 등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단 말이냐”며 야권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범여권에서도 선거연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이날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못 하면 선거에서 진다고 확신한다”며 “미래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범민주진보진영이 분명하게 의지와 패기와 기개를 보여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12일 비공개 회동을 통해 당의 최종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될 경우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가 단일화를 약속한 것을 계기로 범여권 후보자들 역시 단일화 논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의당은 여권과의 단일화에 반대했다. 정의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민주당은 출마 자체가 정당하지 못한 선거”라며 “단일화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고 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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