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경북부
황성호 경북부

라듐이라는 방사선 원소를 발견한 것으로 잘 알려진 ‘퀴리 부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얼마 전 개봉됐다. 라듐은 우라늄보다도 200만 배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물질로 의학, 생물학, 유전학 등 많은 부분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사선 물질은 오늘날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멀게는 살균과 멸균, 품종개량, 화재감시기 등에, 가깝게는 질병 진단을 위한 엑스레이, CT, 암 치료 등에 사용되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명(明)과 암(暗)이 있듯이 핵폭탄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기회비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무엇을 얻기 위해 희생되는 부분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건강검진을 위해 사용되는 엑스레이 촬영이나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방사선 치료가 그 좋은 예이다.

부작용을 알면서도 방사선을 우리의 몸에 쪼임(조사·照射)으로써 원하는 목적을 얻기 위해 사용한다. 더 많은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발전소 주변 삼중수소가 이슈가 되고 있다. 삼중수소는 라돈과 같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능 물질로 매우 미미한 수준의 방사선 피폭을 일으킨다. 우리는 자각하지 못하지만, 일상생활 중 호흡, 음식, 자연으로부터 연간 약 2.4mSv 수준의 자연방사선을 받고 있다. 핵분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원자력발전소에는 자연계의 수준을 넘는 삼중수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월성원전의 삼중수소로 인해 1년간 지역주민이 받는 방사선 피폭량(0.0006mSV)은 엑스선 1회 촬영 시 피폭량(0.01mSv)의 100분의 6 정도에 불과하다. 바나나 몇 개를 먹는 수준과 같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보편적 기준과 우리나라 규제요건에도 한참 모자라는 수치이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얻고자 하는 많은 이득이 있을 것이다. 삼중수소의 부작용을 알지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시하고 통제해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면 무조건 기피하고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아닐 것이다.

/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