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장 AI 발생 50건 넘어
유통 차질 등 소비자가격 들썩
전월比 달걀 9.7%·오리2.6%↑
정부 “현재 수급엔 문제 없어”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달걀 한 판 가격이 6천원을 넘어섰다.

1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전날까지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모두 50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살처분된 가금은 육용오리 137만9천마리, 종오리 8만3천마리, 산란계 638만3천마리, 육계 486만7천마리, 종계 50만1천마리, 토종닭 36만4천마리, 기타 174만2천마리 등 1천531만9천마리에 달한다. 앞서 경북도에서는 상주와 구미에 이어 경주 천북면 희망농원 내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경주시 천북면 희망농원 내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 농장은 지난달 2일 형산강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항원(H5N8)이 검출된 지점에서 3.5km 떨어진 곳이다. 이 농장은 산란계 8천마리를 사육하던 중 지난달 25일 갑자기 60여마리가 폐사해 방역당국에 신고했고, 폐사한 닭을 정밀 검사한 결과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 경주시는 다음날인 26일 오전부터 해당 농장에 대해 전면통제를 실시하고 희망농원 내 15개 농장에서 산란계 16만1천120마리와 1개 농장 4만7천마리 등 반경 3㎞ 이내 21만 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이처럼 살처분 마릿수가 빠르게 늘고 수시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지면서 닭·오리와 달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달걀 한 판(특란 30개)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6천27원으로,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8년 3월 1일 이래 처음으로 6천원 선을 돌파했다. 8일에는 이보다 55원 더 오른 6천82원까지 올랐다.

앞서 2016∼2017년 AI의 영향으로 산란계의 3분의 1 이상이 처분됐을 때 달걀 한 판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올라 정부가 처음으로 미국산 신선란을 비행기로 공수해 온 적이 있다. 아직 당시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고 공급 여력 또한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육계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은 지난 8일 기준 ㎏당 각각 1천371원과 5천643원으로 전월보다 1.7%, 9.7% 상승했다.

국내 가금농장에서 처음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26일과 비교하면 산지가격은 1천287원에서 1천371원으로 6.5%, 소비자가격은 5천438원에서 5천643원으로 3.8% 각각 올랐다. 오리 산지가격은 ㎏당 2천449원, 소비자가격은 1만4천257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36.1%와 2.6% 뛰었다.

오리의 월별 도매가격은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지난해 11월 2천628원에서 다음 달인 12월 3천140원으로 19.5%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 전년 수준의 병아리를 산란계 농장에 공급했고 닭·오리고기도 냉동 재고가 평년보다 많아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일부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농협, 생산자단체, 유통업계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황성호기자

    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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