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규 성

처음에는 꼬리처럼 신기했지만

가만히 보니 사슬 같아서 귀찮았다

그러나

깊은 산길을 혼자서 헤매다가

문득 동행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주에 오직 하나뿐인 내 별의

가장 충실한 위성은, 빛이

항상 나와 함께한다는 전언이었다

이제 그와 함께

아무리 험한 길도 도란도란 가겠다

시인은 자기 긍정의 힘을 역설하고 있다. 자신에게 늘 따라 붙는 그림자를 보며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는 늘 빛과 함께 하는 것이고, 자신과 함께 늘 그림자가 공존한다는 평범한 이치를 깨닫고 아무리 험난한 생의 길을 가더라도 늘 그림자 같은 동행이 있고 함께하는 것들이 있어 두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생에 대한 긍정과 믿음이 바탕에 깔린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