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신공항’ 이어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사천 중심 ‘남중권 신공항’ 요구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
충청권 ‘청주국제공항’도 들썩

정부의 ‘김해신공항 확장안 백지화’와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물밑에 가라앉았던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급기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신공항 입지를 새롭게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경남 사천을 중심으로 ‘남중권 신공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은 지난 달 30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에서 지난 15일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제2 관문공항 후보지로 남중권도 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며 “특정 지역을 미리 예단해서 국가 백년대계 사업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사천시 서포면도 어느 지역보다 좋다”며 “예산도 적게 들고 객관적 검토 자료가 많다”고 주장했다.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경남 진주시·사천시·남해군·하동군, 전남 여수시·순천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 9개 지역 모임이다. 이들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일대를 신공항 후보지로 밀고 있다.

밀양을 지역구로 하는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대구와 경북, 호남권을 아우를 수 있는 더 큰 규모의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 측은 “지을려면 빨리 지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밀양이 가장 적지인 것 같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여야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발의에 호남도 들썩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정부의 지원 규모와 절차가 파격적”이라면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맞춰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도 정부 지원 내용이 균등하게 적용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 출신인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남 무안에 서남권 신공항을 짓자고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충청권도 신공항 건설에 발을 들이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영·호남 신공항 여론에 홀대를 받고 있다”면서 “청주국제공항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경남도지사 출신의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은 지역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달 17일 총리실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4대 관문공항론을 들고 나왔다.

홍 의원은 “부산·울산·경남 840만은 가덕 신공항으로, 호남 500만은 무안 신공항으로, 대구·경북·충청 일부 800만은 대구 신공항으로, 서울·수도권·충청·강원 2천800만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4대 관문 공항 정책을 채택한다면 지역 균형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홍 의워의 주장에 대구와 경북은 물론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도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전문가는 “결국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 야당까지 합세한 선심성 사업때문에 케케묵은 지역 갈등이 또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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