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바깥 활동이 줄면서 자연스레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집에 머물며 밥을 먹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등 일상 속 대부분의 행동이 앉은 자세에서 이뤄진다.

장시간 앉은 채로 생활하는 게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그렇다면 이 해로운 영향을 상쇄하려면 얼마나 운동을 해야 할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체활동 지침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 실내에 묶여 있는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나온 시의적절한 지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기구는 운동추적기를 착용한 4만4천3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번 지침을 만들었다.

연구 분석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을 앉아서 보내는 ‘좌식생활인’ 중에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사망 위험률이 뚜렷하게 높았다. 하지만 하루 30∼40분 중간 이상의 강도로 운동하면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져, 앉아 있는 시간이 적은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기구는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한다면 매주 150∼300분, 강한 운동을 할 경우엔 75∼150분을 적정 운동 시간으로 권고했다. 만성질환자나 장애인도 포함된다. 이전까지만 해도 18∼64세 건강한 성인만을 대상으로 매주 최소 150분의 중등도 운동이나 75분의 격렬한 운동을 권장해왔다. 새로운 지침에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하루 평균 60분 이상 운동해야 하며, 65세 이상 어르신은 균형감각에 초점을 맞춘 운동을 추가로 시행하기를 권장했다. 건강상 이점을 더 많이 얻으려면 일주일에 이틀 이상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65세 이상 고령자도 신체 기능 향상과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해 일주일에 3일 이상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이 요구된다.

여기서 중간 강도의 운동이란 심박수가 높아지고 호흡이 가빠지지만 운동하면서 말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를 말한다. 보건기구는 빠르게 걷기, 춤추기를 예로 들었다. 강한 운동은 심장 박동과 호흡이 매우 빨라지는 활동을 말한다. 예컨대 자전거 타기, 달리기, 수영, 계단 오르기 등이 있다. 반드시 스포츠나 레저활동이 아니더라도 청소하기, 꽃에 물 주기와 같은 가사 활동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매일 30∼40분씩 운동을 할 수 없다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거나 집안일 하기, 아이나 반려동물과 놀기 등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보건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은 심장병, 당뇨병, 암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줄이고 기억력과 뇌 건강을 개선한다. 지속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수명을 수년 이상 늘릴 수도 있다. 조기 사망 위험률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노동 생산성이 향상되고 사망률까지 감소해 세계 경제에 이롭기까지 하다. 새로운 지침에 따라 모든 인구가 지금부터 매주 150분간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한다면, 2050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0.15∼0.24%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앞으로 30년 동안 매년 최대 3천140억∼4천460억달러(2019년 가격 기준), 누적 6조∼8조6천억달러에 해당하는 경제적 효과를 부른다.

보건기구는 “현재 성인 4명 중 1명, 청소년 5명 중 4명이 충분한 신체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의료 분야에 540억 달러(약 60조원), 생산성 저하에 140억 달러(약 15조5천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제약을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매일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각국 정부는 신체 활동을 촉진하는 국가적 계획과 보건·지역사회 서비스를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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