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동해안 이달 하루평균
대게 조업량 700∼800㎏
작년 동기비 20~30% 급감
붉은대게 어획량은 ‘반토막’
코로나로 소비심리마저 위축
제철 맞은 대게시장 ‘적신호’

경북동해안에서 대게·붉은대게의 포획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4일 구룡포수협과 후포수협에 따르면 이달 한 달간 현재까지 하루 평균 대게 조업량은 700∼8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보다 20∼30% 감소했다. 붉은대게 포획량도 전년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붉은대게 어획량은 하루 평균 2∼3천 마리로, 지난해 동기간 어획량(4∼5천 마리)보다 40∼50% 줄었다.

선원들은 조업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 22∼23일 이틀간 구룡포수협에 대게를 위판하는 어선 10척 가운데 1척이 조업을 나갔고, 후포수협에 등록된 홍게잡이 어선 18척 중 3척만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게와 붉은대게의 어획량이 감소한 데 불법포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게는 자원 보호를 위해 매년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어획이 금지돼 있다. 포항해양경찰서와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금어기인 현재까지 모두 31명이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최근 3년간 금어기에 대게를 잡거나 암컷대게, 체장 미달 대게를 잡아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된 자는 총 145명이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도 대게와 홍게의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대게와 홍게들이 그대로 죽거나 차가운 바다를 찾아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동해안 지역의 대게 개체 수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불법조업 근절을 위한 강력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대게 자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장 9cm 이하의 어린 대게와 암컷 대게를 잡지 않으려는 어업인의 자발적인 노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난 2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 항에서는 올해 첫 대게 경매가 진행됐다. 이날부터 최근까지 경매에 나온 대게는 동경 131도 30분 동쪽 수역에서 잡힌 것으로, 한 마리당 평균 9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붉은대게의 1㎏당 평균 가격은 2만2천원이다. 대게 포획량이 감소한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제철을 맞은 대게와 붉은대게의 판매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영덕군 축산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4)씨는 “우리 지역에서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식사 예약 10건이 모두 취소됐다”며 “대게를 찾는 사람도, 먹을 사람도 거의 없는 마당에 비싼 대게를 다 팔지도 못하고 버리게 될까 봐 추가 구매도 중단했다”고 토로했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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