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재창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에 들어 실패학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의도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2008년 실패공유 컨퍼런스가 생겨났다. 페일콘(failure conference)이라 불리는 이 모임은 남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실패를 껴안고 성공을 만들어가자는 사회 캠페인으로 발전,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매년 10월 13일을 실패의 날로 정해 갖가지 행사를 벌인다. 학생과 교수, 창업자 등이 모여 자신의 실패 경험을 이야기하며 서로가 실패를 축하해준다.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문화를 확산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날이다.

이런 실패문화에 힘입어 성공한 것이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인 앵그리 버드다. 앵그리 버드를 만든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사는 이 게임을 무려 51번이나 국제시장에 출시했으나 실패했다. 그동안 기업이 도산 위험에 처한 것이 여러 번이라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실패를 학문으로 정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많고 실패의 경험이 귀중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실패 박람회가 개최되는 등 실패가 주는 교훈에 대한 중요성을 점차 깨달아 가는 추세에 있다.

20여 차례 쏟아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집값을 잡기는커녕 집값을 되레 올려놓았으니 국민의 분노는 당연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실패를 반면교사 삼는 정부 자세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실패는 거듭될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