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앞둔 우리 아이, 영재학교 지원해볼까
교육부, 입학전형 개선 방안 발표… 2022학년도부터 중복지원 금지
단답형 지필평가 문항은 축소시키고 서술형 문항 비율 확대하기로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영재학교의 지역인재 선발전형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구·경북의 영재학교(대구과학고)와 과학고(대구일과학고·경북과학고·경산과학고)도 이에 따라 입학전형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최근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역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2022학년도부터 영재학교에서 신입생을 모집할 때 지역인재를 선발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다.

지역인재 전형은 2단계 전형 통과자 중에서 영재학교 소재지 또는 영재학교가 없는 지역 등에서 우수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하는 제도다. 현재 전국의 8개 영재학교 중 지역인재 전형을 운영하는 학교는 3곳뿐이다.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공계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가 오히려 입학 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계에서도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영재학교의 입학전형 특성상 수도권으로 학생들이 몰려 치열한 입학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0학년도 영재학교별 신입생 출신 중학교 지역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영재학교 신입생 중 비수도권 출신은 28%에 그쳤다. 2020학년도 신입생 828명 가운데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출신은 229명뿐이었다.

교육부는 지역인재 전형 확대를 통해 영재학교 지원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할 방침이다. 지역인재전형 운영 규모나 방법 등은 각 학교와 시도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2022학년도 고교 입시부터는 중복지원도 금지된다. 지금까지는 지원자가 여러 영재학교에 중복으로 지원하고, 1단계를 통과하면 한 곳을 골라 2단계 지필평가 전형에 응시했다. 가장 최근인 2021학년도 입시에서는 영재학교 1단계 합격자 9천304명 중 40% 이상이 중복 합격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입학 경쟁률 상승과 전형 운영 관련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중복지원을 금지하기로 했다.

영재학교 지필평가 문항은 축소하고, 과학고 면접 문항 역시 창의성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도록 개선한다. 현재 8개 영재학교 지필 평가는 수학은 80.9%, 과학은 62.3%가 선다·단답형 문항이다. 내년부터는 이를 30% 이내로 축소한다. 문항 수도 수학은 평균 22.4문항에서 10문항, 과학은 44문항에서 25문항 이내로 줄인다. 대신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보기 위해 서술형 문항 비율을 늘이기로 했다. 내년부터 모든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입학전형 평가 문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중3 학생들이 과도한 입시 경쟁에 빠지지 않도록 영재학교 입학전형 기간도 축소한다. 영재학교는 본래 3월부터 입학원서 접수를 시작해 8월까지 입학전형이 이어졌지만, 내년부터는 입학전형 기간을 6∼8월에 진행한다. 3단계 합격자는 9월초, 최종 합격자는 12월 초에 발표된다. 과학고 입시 또한 8∼12월이었던 입시전형 기간을 9∼11월로 변경한다. 원서 접수를 9월에 진행하고, 1단계 전형은 10월까지 마무리한다. 2단계 면접평가는 11∼12월 초에 실시, 최종합격자는 12월 초에 발표한다.

교육부는 아울러 영재학교 입학전형의 사교육 및 선행학습 유발 정도를 점검하고자 ‘영재학교 입학전형 영향평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전형이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 살펴보고 위반 사항이 나오면 행·재정적 처분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정책연구 및 법령 개정을 거쳐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23∼2027년)에 ‘학교운영 성과평가 제도’를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앞으로는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영재학교를 운영할 경우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개선 방안은 영재학교가 설립 취지에 따라 내실 있게 운영되고 영재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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