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포럼서 사실상 대권도전 선언
등소평과 링컨의 리더쉽 필요
민주화유공자 특례입학까지
등장해 공정의 질서 와해 주장

야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김태호 무소속 의원이 29일 사실상의 차기 대권도전을 선언하고,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헌을 제안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포럼(공동대표 강석호) 사무실에서 가진 제10차 포럼에서 “야권, 어떻게 재집권할 것인가”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꾸려면 정치시스템의 변화가 전제돼야 하며,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개헌을 즉시 실행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역사속에서 국가의 성공가치를 빼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시대의 리더쉽과 관련, “등소평과 링컨의 리더쉽이 필요하다”면서 “등소평이 실권을 잡았을 때 전임 지도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등소평은 ‘공과가 있으며, 그 과중에는 나의 잘못도 있다’고 답했고, 그 순간 중국이 하나로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으로 대표되는 실용주의가 중국을 오늘의 G2국가로 만들었고, 링컨의 통합리더쉽 역시 윈윈의 게임을 위해 꼭 필요한 리더쉽”이라고 덧붙였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신랄했다. 김 의원은 “우리 정부가 잘하는 것이 친일과 보수를 동일시해서 적폐범위에 넣고 프레임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 나라는 그런 측면에서 겨울왕국에 갇혀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두려운 것은 공동체가 무너져가고 있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현 대통령이 임명한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하는 데도 누구도 사과하거나 책임지겠다는 메시지가 없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더 아픈 현실은 공정의 운동장이 기울어 아빠찬스, 엄마찬스가 난무하는 데 대해 젊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고, 이제는 민주화유공자 특례입학까지 등장해 공정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심지어 요즘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아빠는 대학다닐 때 데모안하고 뭐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또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민심을 왜곡해 국가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쓰지 않고 진영의 이익을 위해 썼다는 것”이라며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진 이데올로기 침대에 맞춰 사람을 재단하고 있고, 사법부 마저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는 메카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60여 명이 참여하는 마포포럼은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김무성 전 대표와 강석호 전 의원이 이끄는 야권 최대의 모임이다. 지난 10월부터 매주 야권의 재집권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으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 야권 잠룡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강연을 통해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마포포럼은 다음 달 5일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12일 안철수 전 대표, 26일 유승민 전 의원을 초청해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19일과 12월부터는 서울·부산시장 후보 각 1명씩 초청해 강연과 토론을 나눌 계획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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