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스틸아트 (4) 포항 철길숲
아이들 좋아할 동화 속 주인공
공원 곳곳 자리해 발길 이끌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도시를 만들고자 도심을 관통하던 폐철로를 숲으로 조성한 포항 그린웨이 철길숲에서는 아이들에게 친근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린웨이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이이남 작가의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는 현대인의 심리를 거짓말이라는 키워드로 성찰한 작품이다. 거짓말쟁이의 대명사로 알려진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를 통해 인간의 성장통을 은유하고 있다.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는 동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미와 상상력을 불어넣어 준다.
김정연 작가의 ‘어린왕자가 있는 풍경’ 역시 아이들의 사랑받는 이야기 속 주인공을 표상한 작품이다. 왕관을 쓴 어린왕자가 있는 풍경은 시민들에게 치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특히,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야 작품이 완성이 되는 관객 참여형 작품이니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보자.
키가 큰 작품과 함께 걸으면서 산책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박발륜 작가의 ‘두두프로젝트-내일로’는 내일을 향해 적극적인 한 걸음을 내딛는 도시민의 자화상을 담았다. 팔과 다리의 운동감은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도시민을 떠오르게 한다.
포항 철길숲에서는 철강기업체의 기술력과 미술작가의 예술성을 더한 대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만남 2017’은 포스코와 이용덕 작가의 협업작품으로 스틸아트만의 기술력, 전문성, 예술성을 모두 담아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가가 디자인하고 기업체에서 재료 지원 및 작품 제작을 하는 방식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반복되는 철판의 집적이 수많은 만남의 사건들을 비유한다. 철판 500장을 쌓아올려 만든 내부 터널 한쪽에 사람 얼굴이 나타나고, 반대쪽에 인체 실루엣이 형성돼 그 사이로 왕래할 수 있어 작품과 관람객의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작품이다.
그린웨이 철길숲에 높이 쏟아 오른 ‘오벨리스크’는 철강기업 신화테크의 기술력과 예술적 도전을 엿볼 수 있는 14m 규모의 작품이다. 철강기업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모색하자는 의미로 철을 레이저로 절단해 조합했고, 철기업체의 명과 로고, 포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바다, 해, 달, 빛 등을 상징적 문양으로 새겨 넣었다.
또한, ‘기념비적 구조물’은 철강기업 동국제강의 기술력과 독특한 미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H-BEAM의 구조적 미를 극대화하고, 철이 가지고 있는 단순한 직선들의 조합으로 완성돼 작품의 외관을 자세히 관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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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