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비움프로젝트 ‘사각지대’ 기획 사진전 내달 8일까지 포항 아트갤러리 빛

정만석作
정만석作

“우리는 채우기 위해 비웁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습관처럼 지녔던 가치관마저

잠시 내려놓습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름의 판단은

지금 당장의 몫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를 마지막

그때

옳고 그름의 판단은

작은 후회와 많은 후회로만

남을 테니까요

우리는

비우기 위해 카메라를 잡습니다.

내가 누구이며

나는 무엇이며

사진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비우고 또 채우고 또 비웁니다.

오롯이 나를 비울 때

비로소 진정한 나를 알 수 있겠지요.

코로나19가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는

10월 어느 날

지난 1년간의 흔적을 비우려 합니다.

아쉬움과 후련함

그리고 설렘이 있는

비움의 공간을

여러분과 공유하려 합니다.”

-‘비움 2020 프로젝트 사진전’초대장 중

이경진作
이경진作

‘비움 2020 프로젝트 사진전’이 오는 11월 8일까지 포항 아트갤러리 빛에서 열린다.

비움 프로젝트는 지방에서 느끼는 사진 문화의 구조적 한계와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의 제한된 여러 영역을 더욱더 폭넓게 확장함으로 지역 사진 문화를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시키고자 시작된 프로젝트다. 지난 2018년 6월 시작된 비움 2018 프로젝트는 참여 작가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해 ‘ME’라는 전시회를 열고 작품집을 제작했다. 또한 충청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공간 전하울의 초대로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열린 ‘집으로 가는 길’ 주제 전시에도 참여했다.

정태용作
정태용作

이번 비움 2020 프로젝트는 ‘사각지대’라는 주제로 결과를 내놓는다. 결과보다 과정에 더 많은 의미를 두는 비움 프로젝트이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고민을 공유하고자 전시하고 작품집을 제작해 관람객을 맞이한다.

비움 2020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심적 상태나 자각이 없는 행위에 해당하는 각자의 무의식 영역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끄집어내고 대면하기 위해 ‘사각지대’라는 키워드를 설정했고, 지난 1년여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시간의 간극, 존재, 이상과 현실의 괴리, 경계의 기준, 눈으로 보이는 소리 등의 여러 화두로 작업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대상과 현상의 대면을 통한 심상의 울림에 몰두했다. 그 울림에 대한 각자의 반응 중에 무엇이 무의식의 표출인지 전의식(preconscious)인지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무의식 영역의 존재와 내가 모르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윤현도作
윤현도作

강순원, 김만기, 류창호, 박숙희, 박의희, 유병재, 윤현도, 이경진, 이도감, 정만석, 정태용, 지우택, 최경임 등 14명의 작가가 3~6점을 출품했다. 31일, 11월 1일, 7일에는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도 진행한다.

김만기作

정태용 비움2020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은 “물리적 사각지대에 국한하지 않고 심상에서의 무관심, 무의식, 무감각, 소외, 망각, 상실에 대한 작가들의 사유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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