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스틸아트 (3) 포항운하
낭만 흐르는 운하 배경으로
사랑·희망·도전 메시지 전달

최정화作 ‘flower tree’
최정화作 ‘flower tree’

포항운하는 총 1.3㎞의 전국 최초 도심 속 관광 레저형 운하로, 크루즈를 타고 스틸아트 작품을 감상하며 낭만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이곳에 자리 잡은 스틸아트 작품들은 사랑, 희망, 도전, 안녕의 따뜻한 메시지로 낭만이 흐르는 운하의 풍경을 완성한다.

포항운하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인 최정화 작가의 ‘Flower tree’는 작품 이름으로 딴 ‘플라워트리광장’에 설치돼 있다. 해바라기, 쑥부쟁이, 노루귀, 팬지, 장미, 나팔꽃 등으로 구성된 이 커다란 융합체는 ‘사랑’과 ‘행복’을 의미한다.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꽃다발을 건네고,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부케를 들듯이 운하의 꽃나무는 포항 시민들을 위해 빛나는 거대한 화환이며, 축복의 꽃다발이다.

포항운하에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랑,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진 튤립을 형상화한 철강기업 제일테크노스의 2018년도 출품작 ‘튤립’이다. 가족 및 연인과 함께 영일만 밤바다의 낭만과 화려한 포스코 야경을 즐기며 작품을 감상하며 의미를 나눠보길 추천한다.

포항운하에서는 크루즈 선장들이 가장 좋아하는 김정민 작가의 ‘장사의 꿈’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삶을 짓누르는 세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인물상을 통해 도전적인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근육이 터질 듯 부풀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표현은 다소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연출해 관람객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한다.

 

권용주 작가와 포스코의 공동 작품 ‘파도(wave)’.
권용주 작가와 포스코의 공동 작품 ‘파도(wave)’.

역도를 하고 있는 ‘장사의 꿈’에 이어 포항운하에는 스포츠를 연상시키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탁구경기의 한 장면을 표현한 변대용 작가의 ‘너는 나다. 나는 너다’이다. 예술과 스포츠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포항운하관 안쪽에 위치한 서성봉 작가와 포스코의 2019년도 협업작품 ‘달집’은 제주도 정낭에서 모티브를 얻어 안과 밖이 소통하는 형태의 작품이다. 집 형태를 최소한의 선으로 형상화해 집안에 떠 있는 달을 띠워서 달집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달은 풍요와 기원의 상징으로 포항시민의 안녕과 번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포항운하관 주차장 옆으로 위치한 ‘파도(wave)’는 권용주 작가와 포스코의 2019년도 협업작품으로, 폭 200㎝, 길이 400㎝, 두께 3㎝ 내외의 철판 5장을 벤딩 가공해 제작한 작품이다.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를 심이 굵은 연필로 그리듯 제작·설치한 이 작업은 육중한 무게감, 붉고 뜨거운 쇳물의 강렬한 느낌, 산화될 때 보여지는 시간성, 끊임없이 재활용되는 자원적 순환성 등 아직도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철의 재료적 특성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옛 사람들은 지금 포항제철소가 자리를 잡고 있는 일대를 ‘어룡사(魚龍沙)’로 불렀다. 바람과 파랑(波浪)이 많아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에 세워진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상징과도 같다. 일렁이는 파도를 형상화한 포스코의 2015년도 출품작 ‘물결’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물결의 상징성을 통해 무한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표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