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신뉴딜산업 그린바이오
포항그린바이오 현주소와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상)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조감도. /포항시 제공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다.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머지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이같이 언급하고서 바이오헬스 분야를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정부는 민간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도록 충분히 뒷받침하겠다”며 “특히 중견·중소·벤처기업이 산업 주역으로 우뚝 서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생산·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적 주력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는 포항시가 가속기 기반의 신약 클러스터 조성과 차세대 그린 백신산업 등을 통해 풍요로운 지역의 미래 먹거리가 될 바이오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포항의 이러한 바이오산업의 확장에서 가장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장소는 단연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다. 이곳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이인리 일원 147만㎡(약 45만평) 규모에 조성되는 차세대 프리미엄급 복합자족신도시다. 여기는 특히 경북도 제2청사인 환동해지역본부가 착공을 앞두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아울러 신약개발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급 연구기관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최초 식물기반 백신분야 기업지원시설인 ‘식물백신기업지원센터’, 미래선도형 창의 공간 구축 및 청년 창업기회 제공을 위한 ‘포항지식산업센터’ 등이 유치돼 있다. 또 세계 최초로 식물백신 제조품목허가를 취득한 (주)바이오앱을 비롯해 포항세명기독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 한성재단, 기술혁신 벤처기업인 (주)HMT와 각각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자체가 차세대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흥해읍·대련리 일원 147만㎡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 조성
공정률 50%↑… 2022년 준공

백신산업·신약 클러스터 조성
바이오·그린에너지·신소재 등
첨단산업 경제활동 적극 지원

□ K-바이오 클러스터 필요성

미래 유망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산업은 생명공학기술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본정보를 활용해 인류의 건강증진, 질병예방, 진단·치료에 필요한 유용물질과 서비스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연구개발 중심의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기초연구에서부터 신약후보물질 발굴 후 제품화하기까지 소요시간이 길고 개발 비용도 큰 반면, 성공확률은 낮아 정부와 지자체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산업이다. 이처럼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임상실험, 상용화의 연결과 연구기관, 의료기관, 바이오 기업과의 긴밀한 연계가 성공의 열쇠이기에 클러스터(Cluster)조성이 필수다. 이에 포항은 바이오산업 선도 도시로 진입하기 위해 바이오산업 육성에 필요한 클러스터 조성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포항이 보유한 인프라는 국내에서도 수준급에 속하고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일례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들 수 있는데, 가속기는 노벨물리학상의 20%가 가속기를 활용한 연구에서 나올 정도로 첨단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빛의 속도로 가속한 기본입자를 목표 물질에 타격시켜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 장비이다. 한마디로 초고성능 대형 현미경인데, 이번에 준공된 4세대는 3세대의 1억배 밝기이고 태양보다 100경배 밝다. 활시위를 당기듯 전자를 쏘면 780m의 선형가속기를 거치며 빛의 속도로 빨라진다. X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발생시켜 펨토초(1000조분의 1초)로 움직이는 물질을 분석할 수 있다. 생체 단백질 중 질병의 원인인 기능 이상이 생긴 세포막 단백질의 구조 해석에 유용해 표적단백질의 항체 후보물질 발굴 등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인적 자원 역시 풍부하다. 포항의 포스텍과 한동대는 우수한 인재가 많은 연구중심 대학으로 양질의 논문이 많고 글로벌 연구 경쟁력도 갖춰져 있다.

특히 포스텍은 수년간 정부에서 지원하는 핵심기초·원천 기술분야 연구 과제를 선도적으로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통부의 키우리사업(바이오분자집게연구단)에 선정되기도 했다.

키우리 사업은 바이오 핵심 기술 혁신을 이끌 연구 인재 역량을 강화하고 이러한 인재를 산업계와 교류해 바이오 기업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의 시작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서 추진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 자본과 기술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세재 혜택과 행정 편의를 제공하는 특별구역을 말한다. (주)포항융합티앤아이가 시행하고 현대엔지니어링(주)가 시공사로 참여한다. 2018년 9월 착공 후 현재 공정율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2008년 5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최초 지정된 후, 지난해 3월 4차 지구개발계획 변경이 승인돼 실시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했으며 올해 4월에 승인·고시했다.

2021년 하반기 부지조성공사 완료, 2022년 사업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준공 후에는 국내외 혁신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이 입주하고, 1만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8년 최초 지정 이후 사업이 부진하자 취소위기에 몰리기도 했는데, 2014년에는 실시계획 승인 신청 조건으로 시한을 연장받아 극적으로 부활된 바 있다. 이어 2015년 6월에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조성사업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속도가 붙었다. 본격적인 사업은 2017년부터 진행됐다. 2017년 11월 사업시행자가 (주)삼진씨앤씨에서 (주)포항융합티앤아이(SPC)로 변경됐으며, 현대엔지니어링(주)과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5월에는 대출약정서 체결 및 대출 실행(2천억원) 이후 경자청-포항시-포항융합티앤아이-현대ENG 간 사업시행협약이 이뤄졌다. 지구조성 공사 착공은 2018년 9월 진행됐고, 같은해 11월 기공식이 개최됐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포항시 제공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포항시 제공

□ 복합자족신도시, 펜타시티

큰 틀에서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는 복합자족신도시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는 지난해 10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의 성공적인 조성사업을 위해 도시브랜드 네임을 ‘펜타시티’로 정하고 포항시 죽도동에 홍보관을 개관했다. ‘펜타시티’는 5가지를 갖춘 도시라는 뜻으로 바이오, 에너지, 나노, 주거, 글로벌 비즈니스의 5가지 혁신성장 요소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프리미엄급 복합자족신도시를 의미한다.

포항의 풍부한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바이오, 그린에너지, 신소재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시키는 산업시설을 비롯해 상업, 업무, 주거시설이 갖춰지고, 행정 인프라까지 골고루 갖춘 완벽한 자족형 복합신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다. ‘펜타시티’는 블록형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등 5천여 세대의 주거지와 풍부한 녹지와 공원, 상업, 편의시설을 갖춘 생활형신도시로 조성된다.

KTX포항역이 5분 거리에 있어 전국 어디든 2시간대로 통하는 광역교통의 요지이며, 대구-포항고속도로, 울산-포항고속도로 등의 도로교통과 영일만항, 포항공항 등 다각적인 광역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입지여건이 매우 우수하다.

또한, 펜타시티 내에는 경상북도 제2청사인 환동해 지역본부가 착공을 앞두고 있어, 100만 동남권 도민의 행정수요에 대응하며 지역균형발전을 촉진하는 뉴행정타운 역할도 하게 된다.

이미 펜타시티에는 신약개발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급 연구기관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최초 식물기반 백신분야 기업지원시설인 ‘식물백신기업지원센터’, 미래 선도형 창의 공간 구축 및 청년 창업기회 제공을 위한 ‘포항지식산업센터’ 등이 입주 예정으로, 이들 건축물은 올 초 착공했으며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펜타시티를 바이오, 그린에너지, 신약개발, 신소재분야 등의 R&D 특화지구로 개발해 포항이 가진 세계적인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외 혁신기업들의 연구, 실증, 사업화가 이뤄지는 혁신성장의 선도모델을 만들 예정이다”며 “펜타시티의 개발 완료 시점이 되면 이 일대는 펜타시티를 중심으로 KTX역세권, 이인지구, 초곡지구가 함께 거대신도시를 형성해 포항의 산업경제와 생활문화를 이끌어 갈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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