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정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고 말했다. 군자와 소인의 차이를 의(義)와 이(利)로 구분했다. 정의로운 일에 앞장서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군자라는 뜻이다. 군자란 지금의 사회 지도층이나 정치가를 이르는 말이다. 공자는 사람과 사회를 중요한 인식의 대상으로 삼은 사상가다. 특히 사회 지도층인 정치가의 도덕심은 사회를 바르게 세우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유럽 국가의 오랜 전통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흐름이 같다.

정의란 근본적으로 가진 자의 솔선수범에서 시작한다. 지금 국가 경영에 직간접 참여하는 선출직 정치인이나 장관 등 고위직에 대한 도덕성 요구는 이런 점에서 너무 당연하다. 가진 만큼 더 큰 책임이 있고, 지도자가 가진 힘과 재산은 반드시 정의롭게 사용돼야 한다.

정의는 인간이 이성적 판단을 가지고 언제 어디서든 추구하는 올곧은 가치관을 이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 본질은 평등”이라고 했고, 플라톤은 “지혜, 용기, 절제의 완전한 조화”라고도 했다.

지금 우리 사회 모두가 외치는 정의는 과연 올바르게 실현되고 있는지 아리송할 때가 많다. 각자가 주장하는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된다고 하면 정의로운 사회는 영원히 이룩될 수 없다. 정의란 시대불변의 진리인데도 사람에 따라 혹은 이익단체의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면 그것은 정의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의는 누구에게나 동일할 때 정의의 본질이 성립하는 것이다. 정의를 두고 네 것과 내 것으로 가르는 것은 진실에 위배되는 모순이다. 어떤 사안을 두고 “정의롭다, 아니다”라는 판단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던진 ‘선택적 정의’란 표현은 그런 점에서 편가르기로 보일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