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조기 폐쇄·자료 폐기 책임자들 형사고발할 것”
김태년 “감사원, 종합 판단한 것…소모적 논쟁 멈춰야”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21일 정치권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조기폐쇄의 근거가 된 “월성1호기를 계속 가동할 경우의 경제성 계산을 잘못했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조기폐쇄 결정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발을 예고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필요한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조기폐쇄 결정과 감사 관련 자료 폐기 등에 관여한 인사들을 고발할 계획이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부당한 폐쇄 과정에서 감사를 방해하고, 직권을 남용하고, 공용 서류를 손상한 관련 책임자들을 모두 형사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월성 1호기는 언제 멈추냐’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3천800억원이 날아갔고, 이것이 위법·부당한 폐쇄의 단초가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선 지금 현직에 계셔서 아마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를 못한 흔적이 보인다. 퇴임 이후에라도 법적 책임이 있다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감사 전날 무려 444건의 원전 자료를 폐기한 것도 원전 폐쇄가 잘못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감사위원들을 향해서는 “정권의 앞잡이가 돼 (결론) 도출을 방해한 위원은 두고두고 가문의 불명예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감사원은 경제성만 평가한 것이지 종합적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 감사원의 감사는 안전성과 주민수용성 등을 종합 판단한 것”이라며 “소모적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도 “월성 1호기의 변하지 않는 진실은 설계수명이 2012년까지였고 원자력 사고 레벨2에 해당하는 사건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매해 1천억원 가까이 적자가 난 것을 차치하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건 명백하다”고 했다.

한편,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지속하겠단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예정대로 국내 두 번째로 해체 절차를 밟는 원전이 될 전망이다.

다만, 해체 완료까지는 15년 정도가 걸리고 비용은 8천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쌓아둔 해체충당금으로 감당한다지만, 이후 비용이 더 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