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10월의 자연은 보기만 해도 따뜻하다. 10월은 노란색과 궁합이 너무도 잘 맞는 것 같아 10월의 색을 필자는 노란색으로 정하였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10월의 황금 들판, 도로와 도심을 샛노랗게 물들이는 은행나무, 세상이 결실맺기 딱 좋은 10월의 노란 햇살!

10월은 이야기가 풍성한 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길을 나선다. 10월 길 위에 선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분명 시인의 속도를 닮았다. 그 속도를 나태주 시인의 시에서 찾을 수 있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 모양까지 알고 나면 인연이 된다 // 아, 이것은 비밀” (나태주 ‘풀꽃 2’)

10월을 걷는 사람치고 표정이 어두운 사람은 없다. 모두가 밝은 표정, 그 표정의 색 역시 노란색이다. 시인의 말처럼 사람들은 서로의 색깔을 알기에 기꺼이 길 위에서 친구가 된다. 처음 보는 사람의 눈웃음마저 반가운 인사가 되는 10월은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다.

10월 바람은 그늘에서는 살짝 싸늘하게, 하지만 양지에서는 기분 좋은 따뜻함으로 분다. 사람들을 그늘 대신 양지의 길 위에서 서게 하는 10월 바람의 마음에 마스크 안에서 지쳐가던 사람들은 기꺼이 길 위에 선다. 그리고 서로 노란 따뜻함을 나눈다.

따뜻함이라는 단어는 필자에겐 추억이자 희망의 단어다. 따뜻함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이 공부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교감 면접시험을 준비할 때다. 그때 공부한 내용 중에 아직도 마음으로 외우고 있는 내용이 있다. 그것은 경상북도 교육청의 교육 비전이다. “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경북교육”

경상북도 교육청 홈페이지 열린 교육감실에 가면 교육 비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그중에서 “따뜻한”과 “경북교육”에 관한 설명을 잠시 인용한다.

“‘따뜻함’이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보살핌과 배려로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경북교육은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결과보다는 과정을, 다그침보다는 기다림을 지향하는 교육입니다.”

위에 인용한 글을 공부하면 필자는 경북교육 비전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이자,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특히 “행복한 삶을 책임지는”이라는 어구에서는 교육청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았다. 또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모든 아이들이”라는 말에서는 교육청의 결연한 의지까지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책상에는 “제2의 교육 기적”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 우리 교육은 세계가 깜짝 놀랄 경제 성장이라는 교육 기적을 이룬 경험이 있다. 인구절벽이라는 국가적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2의 교육 기적이 필요하다. 그 기적의 가능성을 필자는 “따뜻한 경북교육”에서 보았다. 대안학교 학생을 비롯한 모든 아이를 위하는 “따뜻한 경북교육”이 우리나라와 세계 교육을 선도할 것을 직감하는 따뜻한 10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