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표 가을 발라드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
정규앨범 16집 선보여
팬과 선정한 타이틀곡
다양한 장르 15곡 선물

공기가 차가워질 때면 임창정이 어김없이 가을 발라드로 돌아온다.

‘또다시 사랑’(2015), ‘내가 저지른 사랑’(2016), ‘그 사람을 아나요’(2017),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2018), 그리고 지난해 ‘십삼월’까지. 그는 매년 가을이면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를 갖고 돌아왔다. 대중의 마음도 저격하며 음원 차트에서 ‘장기집권’하곤 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임창정이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를 타이틀곡으로 하는정규 16집을 19일 선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개최한 쇼케이스에서 “좋은 멜로디나 글귀가 떠오르면 메모하고 녹음기에 녹음하는 게 저한테 소소한 재미”라며 “그걸 1년 동안 쌓았다가 앨범 만들기 3개월 전부터 정리를 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루틴이 됐고 저에게는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성과를 내고 싶으냐는 질문에도 “16집을 만들고 여러분에게 발표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이미 성과”라며 “(발매 시각인) 저녁 6시까지는 음원 성적에 연연하면서 열심히 했지만, 그 이후엔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타이틀곡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임창정 스타일의 대중적 발라드다. 임창정 자신도 도입부를 낮게 시작해 후렴구에서 급격히 고조되는 스타일을 “임창정 발라드의 특징”이라고 표현했는데 여기에 들어맞는다.

‘내가 저지른 사랑’ 등을 함께 만든 프로듀서 멧돼지, 신예 프로듀서 늑대와 함께 임창정이 곡을 쓰고 노랫말도 직접 붙였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녹음한 게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다”며 곡에 애착을 드러냈다.

빗소리와 함께 피아노로 시작하는 전주가 감성을 더하는데,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라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임창정은 나이가 들면서 “사랑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점점 변하더라”라고 했다.

“어렸을 때는 그 사람 옆에 막무가내로 있고 싶어하는 무조건적 사랑이었다면, (지금은) 그 사람이 내 옆에서 행복하고 나 때문에 그만큼 웃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힘들게 하는 건 내 욕심이자 집착일 수 있고, 진정한 사랑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사를 그렇게 써 봤어요.” 그러나 가사에 얽힌 사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얽힌 사연이 없죠. 우리 집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데∼”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임창정 발라드가 시간이 흘러도 대중에게 거듭 사랑받는 비결은 뭘까. 그는 “제가 가사를 시처럼 안 쓴다”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어떤 사랑을 했을 때, 시간이 지나 누구나 다 느낄 수 있는 미안함을 솔직담백하게 서술형으로 썼다”며 “에둘러 말하지 않고, 이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금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단어로 선택하는 게 어필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앨범 준비 과정에서 ‘타이틀 선정단’을 모집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했다. 타이틀곡을 무엇으로 할지 회사와 의견이 달라 팬들과 대중들에게 직접 들려주고 선정하기로 했다는 것. 임창정 소속사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 사옥에 모인 선정단이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면서 타이틀곡으로 정해졌다는 후문이다. 임창정은 “제가 이겼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밖에도 신보는 임창정표 발라드 ‘이미 널 잊었어’, 에너지 충전송 ‘소확행’, 트로트 댄스곡 ‘내 사랑 마법자’ 등 다양한 장르의 15개 트랙이 담긴 ‘종합 선물세트’다.

지난 1년 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아이돌 그룹 등 후배도 양성했다는그는 “내년에도 17집을 할 것”이라며 “(이번 앨범) 결과와 상관없이 11월부터 다시 새 노래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