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 조업 시작 이후에
울릉수협 위판량 4배 이상 격감

어선 한 척이 밤새 잡은 오징어다. 울릉수협위판장에는 오징어보다 경매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징어생산량이 줄었다. /김두한기자

[울릉] 최근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시작하면서 울릉수협의 오징어 위판량이 4배 이상 격감했다.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하지 않던 지난 1일 울릉수협에 위판된 오징어는 3천992급(1급 20마리·1억 9천800만원)이었다.

2일에는 4천399급(2억 5천800만원)이 위판, 위판량과 위판액이 더 늘었다. 1~4일까지 2만847급(7억300만원)의 위판량을 보였다.

이 기간 어선 1척 당 206만7천800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이후 해상 기상악화로 5~7일, 9~10일 출어를 못했다.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시작한 뒤 조업에 첫 영향을 받은 11일 울릉수협에 위판된 오징어는 1천779급(9천800만원)에 그쳤다.

2일 위판량보다 2.47배나 줄었다.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조업을 하기 전 5일(1~4일, 8일)과 이후 5일(14~18일)을 비교하면 더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지난 1일~4일, 8일 울릉수협의 위판량은 2만4천623급(11억8천800만 원)에 이른다.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시작한 14~18일 위판량은 5천452급(3억3천600만원)에 불과했다.

위판량과 위판액은 4.52배, 3.54배씩 감소했다.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은 지난달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대부분 피항 또는 남하했으며, 30여 척이 북한 수역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이 지나간 뒤 북상한 760여척의 중국어선은 북한 수역에서 조업 중이다.

이로 인해 남하하던 오징어가 차단되면서 울릉도 인근 해역에 오징어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울릉수협 조합장은 “중국어선 때문에 동해 오징어의 씨가 마른다”며 “정부는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이행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결의안 9항에는 ‘조업권(fishing rights)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거래 또는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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