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채택 요구를 모조리 차단하는 더불어민주당에 갈 길이 막힌 제1야당 국민의힘이 ‘국민 국감’이라는 이름으로 단독 국감장을 펼치고 있다. 국회 절대다수 여당의 막무가내식 독주에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해도 지켜보는 민심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자체 청문회 형식이 될 수밖에 없을지라도, 국민의힘은 진실규명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이벤트성 정치쇼로만 끌고 가선 안 된다. 정책 정당으로 가는 또 하나의 튼튼한 사다리로 활성화하길 바란다.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형 이래진 씨를 국회로 불러 ‘공무원 서해 피격 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 국감’을 열었다. 이 씨는 국정감사 증인을 자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감장에 서지 못한 상황이다.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 류제화 변호사, 신희석 법률분석관 등도 출석했다.

이래진 씨는 이날 ‘국민 국감’에서 “(정부는) 동생이 죽고 난 다음에 찾는 시늉만 하고 있다”며 “더는 동생의 희생을 명예 살인하지 말아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신중근 계장은 “(공무원 실종 당시) 바람이 불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 유속도 매우 빠르고 추워서 물속에 들어가면 (오래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월북 가능성을 부정했다.

올해 국감은 다른 그 어느 해보다도 밝혀야 할 의혹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의 120명 증인채택 요구에 철벽을 쳤다. 숫자놀음에 빠져 줄곧 힘자랑만 벌여온 여당의 오만방자한 의회 운영 방식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뚜렷한 방증이다.

국민의힘은 차제에 ‘국민 국감’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형식과 내용으로 진화시켜 답답한 국민의 속을 풀어줄 새로운 소통 채널로 업그레이드하기 바란다. 1회성 이벤트로 만들어 천박한 정치적 편견 쇼만 벌여서는 국민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진실을 밝혀내는 또 다른 차원의 진지한 정치광장으로 향상시킬 가치가 충분하다. 국민의 소리를 더 폭넓게 들으면서, 진실을 바탕으로 참신한 정책의 매듭을 찾아내는 새로운 정치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