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기동물보호소 23곳 집계
구조 안되거나 자연사한 경우
포함땐 실제 유기 사례 더 많아
올해는 코로나19 영향 탓에
양육비용 부담 유기 빈도 더 늘어
보호시설 유치 등 대책강화 절실

지난 12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포항유기동물보호소에서 한 직원이 동물들에게 사료를 먹이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어난 것과 비례해 버려지는 동물도 급증하고 있어 관리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코로나 감염병 사태 등으로 인한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양육 여력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기동물이 방치되면 위생문제와 함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보호시설 유치와 입양 등 관리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포항유기동물보호소는 상처받은 동물들의 보금자리다. 시에서 위탁받아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강아지와 고양이 등 유기동물 23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뒤, 길거리를 배회하다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이곳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포항유기동물보호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총 909마리의 유기 동물을 구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마리를 더 구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구조한 유기동물 중에 123마리(13%)는 주인을 찾아 되돌아갔고, 474마리는 새 주인을 만났다. 900여 마리의 유기 동물 중에 절반가량이 본래 주인이나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셈이다. 구조·보호된 유실·유기동물은 분양되지 않으면 자연사, 안락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들어오게 되면 10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치고, 전염병이 있거나 치료할 수 없을 정도로 병이 진행된 동물은 인도적 차원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에 따라서다.

동물보호소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기에 앞서 신중하게 생각해 또 하나의 가족을 맞이한다는 마음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진심으로 동물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유기동물보호센터를 통해 입양을 진행해 유기동물들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 상처받은 동물을 보호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가 장시간 지속되면서 사료 값이나 병원 진료비 등 반려동물 양육 비용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동물을 유기하는 빈도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시·군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 총 23곳을 통해 최근 3년간 집계된 지역 내 유기동물 수는 모두 2만1천568마리다. 지난 2017년 4천893마리, 2018년 7천522마리, 2019년 9천153마리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비롯한 토끼, 돼지 등 다양한 종류의 유기동물이 급증하고 있다. 지자체로부터 구조되지 않거나 자연사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버려진 반려동물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도는 올해 유기동물 보호 관리를 위한 예산에 10억원을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유기동물 보호소의 운영과 유기·유실동물 입양 관리 등에 사용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예산 35억원을 추가로 들여 유기동물 수용을 위한 보호센터 7곳을 신축하는 중”이라며 “유기동물구조 포획단에 전문 인력도 채용하고 예산도 매년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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