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곤영 대구취재본부장
이곤영
대구취재본부장

수도권 인구가 전국 인구의 50%를 넘어섰다. 2000년 46.3%였던 수도권 인구가 지난해 말 50%를 넘어서면서 수도권 집중이 현실화 되고 있다. 게다가 강원도, 충북, 충남 등 수도권 접경지역도 범 수도권화가 되는 등 실제 수도권은 더 넓어지고 있다.

반면 지방은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광역시를 둘러싼 대도시권 외곽의 시·군에서 인구가 유출돼 광역시 중심의 대도시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대도시권 바깥의 농촌과 중소도시에서 광역 대도시권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또 광역 대도시권에서는 수도권으로 유출하는 새로운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지방쇠퇴가 현실화 되면서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세종·충남북, 광주·전남 등 광역시 중심으로 행정통합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구·경북을 하나의 지방자치단체를 만들자는 ‘대구경북행정통합’이 21일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김태일·하혜수 공동위원장 등 30명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는 21일 오후 4시 대구시청 별관 1층 대강당에서 출범식에 이어 분과별 회의를 갖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비전과 필요성에 대해 논의를 했다. 공론화위는 통합자치단체의 방향·방식·절차에 관해 지역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은 ‘소멸하고 있는 지방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절박함에서 출발했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수도권에 반해 소멸 위기에 빠진 지역을, 서울과 경기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거대 지방자치단체로 탈바꿈시키자는 것이다. 통합지자체는 대구시와 경북도를 폐지하고 완전자치를 지향하는 인구 500만명 규모의 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1대 1의 대등한 통합으로 기존 권한과 지위를 유지 또는 상향하는 방향으로 기본틀을 잡았다. 내년 5월 이전 주민투표에 이어 같은 해 9월 정기국회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 제출 등을 거쳐 2022년 7월 이전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로나 벌써부터 경북도청이 위치한 경북 북부지역과 대구지역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북 북부권은 도청 신도시가 성장거점도시로서의 동력을 잃을 것을, 대구시민들은 광역시 지위를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 관련 법 제정도 난제다.

게다가 통합이 조직축소에 따른 인적, 물적 자원도 줄고 각종 분야의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 등 단순한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통합 보다는 메가시티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행정구역통합에 앞서 광역 교통 등 인프라 마련과 환경처리시설 입지, 산업입지와 도시개발 등 광역사업에 대해 메가시티 차원의 협의체 구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광역시와 50만 명의 대도시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의 중추기능을 모으고 시·군, 시·도 간 상호협력하고 연계할 수 있는 관계망을 구축해 실현 가능한 광역경제권부터 실행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