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보안수사과는 30대 중반 탈북민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구속됐다고 밝혔다. A씨는 강원도 철원군에서 월북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국내에서 성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탈북민 B씨가 강화도에서 우리 군의 경계망을 뚫고 월북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탈북민들의 잇따른 월북 소동은 우리의 새터민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역력히 드러내는 증거여서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오전 9시 강원도 철원군 3사단 전차대대 훈련장에 침입해 월북을 시도했다. 당시 A씨는 휴대폰 4대와 절단기 등을 갖고 있었고 월북 시도 과정에서 군 당국에 발각돼 경찰에 넘겨졌다. 북한군 출신인 A씨는 2018년 탈북한 뒤 서울 성동구에서 거주 중이었으며 최근 이혼한 뒤 주변에 월북 의사를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18일에는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탈북민 B모(24) 씨가 인천 강화도의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재입북한 탈북민은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된 인원만 28명이다.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부가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는 탈북민은 약 900명에 달한다.

이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넘어온 일부 탈북민들이 재입북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일 큰 이유로는 크게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부적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의 탈북민 정책 문제를 함께 지적한다. 탈북 후 가장 먼저 맞닥트리게 되는 하나원 교육이 현실과 괴리돼 있다든지, 신변 보호 담당관이 제 역할 못 하는 문제, 탈북민의 정착을 돕는 ‘하나센터’의 인력 부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김정은 정권을 절대 자극해선 안 된다는 대북 강박감을 숨기지 않는 정권이 주는 불안감도 상당할 것이다. 새터민 정책 전반에 걸친 정밀검토와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살기 위해 사선을 넘어온 그들에게 더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맞아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