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강풍·해일 직격탄
포항 구룡포읍 상가 10여 채 파손
영덕 강구 일대 해수 범람 물바다
울릉 섬일주도로 일부 유실되고
50t급 구조물 날아가 터널 안에

울릉군 섬일주도로 중 태풍으로 유실된 서면 통구미∼남양리 구간. /김두한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내습으로 경북 동해안이 만신창이가 됐다. 태풍 접근 시기가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대조기에다 만조시각까지 겹치면서 큰 피해를 냈다.

우선 포항 지역은 구룡포읍 등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구룡포 지역은 44m/s의 풍속을 기록하는 등 강풍과 해일에 직격탄을 맞았다.

바다와 마주닿아 있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이곳은 태풍에 동반한 비바람보다는 강한 파도에 더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구룡포항 북방파제주차장에서 호미곶 방향으로 300m 사이에 있는 상가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들 10여 채의 건물들은 당장 무너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하게 부서졌다.

월파 피해가 컸던 구룡포읍에서는 3가구 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 역시 포크레인, 덤프트럭, 집게차 등 10여대의 장비를 구룡포 및 해안가 월파 집중 피해지역에 우선배치해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영덕군 역시 강구 인근 해파랑 공원과 해안가 일대가 침수됐다. 해안매립지에 조성된 영덕 해파랑 공원과 인근 상가 등지에 해수가 범람했으며, 파도도 방파제를 넘어 공원 광장과 주차장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강구면 해안가의 고압 송전 전봇대 2개가 송두리째 넘어졌고, 해파랑 공원의 주요 시설물과 잔디광장 등도 부서지거나 유실됐다. 20여개 상가도 수족관이 물에 잠기고 일부 상가의 어류가 폐사했다.

 

울릉도 서면 통구미와 남양리 사이 터널 안에 유입된 50t급 TTP. /김두한기자
울릉도 서면 통구미와 남양리 사이 터널 안에 유입된 50t급 TTP. /김두한기자

울릉군의 경우 남쪽과 서쪽지방의 해안도로가 대부분 파괴되는 등 피해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새벽부터 울릉도를 강타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최고 파도 높이 19.5m를 기록하며 시속 180㎞의 강한 바람을 내뿜었고, 이는 울릉(사동)항 동방파제와 서면 남양 방파제의 유실로 이어졌다. 또한 여객선, 어선, 레저용 모터보트 등 각종 선박 30여척이 침몰하고 주택과 공공건물 수십 채가 반파되는 등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울릉항과 도동항은 시설물이 파손돼 일부 여객선 운항마저 중단되고 있다.

파도와 바람이 잦아들며 드러난 현장의 피해는 더욱 컸다. 울릉도 남쪽인 울릉읍 일부와 서쪽인 서면지역 섬일주도로가 유실된 것. 특히 서면 통구미와 남양리 사이에는 터널 안에 50t급 TTP(파도를 막는 시멘트구조물)가 파도에 밀려 들어오기도 했다. 또한 서면 통구미 터널을 지나면 도로가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수십m가 파괴됐으며, 터널 안에서 지름 4∼5m 크기의 암석이 유입되는 등 큰 손해를 입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드린다”며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두한·이바름·박윤식기자

    김두한·이바름·박윤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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