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의 지역257개사 조사
근로자 대부분 긍정 반응에
일부 “대기업·공무원 위주”

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 11일 지역기업 257개사를 대상으로 오는 17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현황 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의 45.1%만 휴무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건설업’(74.4%), ‘제조업’(40.1%), ‘비제조업’(39.1%) 순으로 나타났으며, 종사자 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휴무 실시 비율이 높았다.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 중 33.6%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거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상에 임시공휴일을 약정휴일로 지정해 의무적으로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이다.

휴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 정책 방향에 적극 동참하는 취지’가 43.1%로 가장 높게 드러났고,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등에 따른 의무사항’(36.2%), ‘직원 사기 진작’(35.3%), ‘경기 침체로 인한 일거리 감소’(25%)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 등 경기침체로 인해 일거리가 감소해 휴무가 어렵다는 답변은 비제조업(8.3%)에 비해 제조업(31.4%)과 건설업(22.7%)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휴무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휴무 활용방식으로 72.8%가 전 직원 유급휴가라고 답했다. 또 전 직원 무급휴가, 근로자 개인 연차 사용이 각각 11.4%와 8.8%로 그 뒤를 이었다.

정부의 임시 공휴일 지정을 두고 근로자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일부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A기업 관계자는 “임시공휴일은 업종 특성상 근무를 해야 하는 기업에게는 휴무수당이 발생해 비용 부담이 커지는 정책이다”고 했다.

B기업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임시공휴일이 연초에 지정되지 않고 매번 갑작스럽게 지정돼 연간 계획을 세우거나 납품일자를 조정할 때 미리 염두에 둘 수 없었던 점에 불만이 많았다”며 “무엇보다 임시 공휴일이 대기업과 공무원 위주로 쉬는 점이 아쉽다. 의도는 좋으나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먼 정책이며, 차별 아닌 차별을 받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자체의 내수활성화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임시공휴일임에도 쉬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상대적 박탈감, 휴무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기업부담 증가 등은 정부가 해결책을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며 “정부에서 기업 경영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실시할 때, 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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