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연 보고서 공개
자동차·건설·관광산업 등
전 분야 침체 ‘역성장’ 가능성
향후 부상 사업 지속적 모니터링
현지 생산 기반 강화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MENA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환경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은 이 같은 내용을 분석한 ‘코로나19의 MENA 경제 및 산업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ENA 지역은 지난 5일 기준 확진자 수가 125만 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이란으로 확진자 32만 명, 사망자 1만8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MENA 지역 자동차, 건설, 관광 등 주요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MENA 지역 자동차 생산국인 이란과 모로코는 지난해 각각 76만2천대와 4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각각 6만대, 5만대씩 생산이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산업은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건설프로젝트의 입찰이 연기되거나 중단되고 있다.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UAE의 경우 올해 10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두바이 엑스포 2020’이 1년 연기되며 타격을 입었고, 사우디도 코로나19로 매년 메카를 찾는 성지순례객을 받지 못하고 있어 관광수입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MENA 지역 경제는 역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지난 6월 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MENA 지역 경제성장률은 -4.2%로, 주요국 중에서는 사우디 -3.8%, UAE -4.5%, 이라크 -9.7%, 이란 -5.3% 등이 나란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POSRI는 코로나19로 인한 MENA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국내기업이 이 지역에서 향후 부상할 사업을 분석하고 참여기회를 엿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대표 생산국인 모로코 시장을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 판매 확대 및 현지생산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산업은 K-방역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국산 진단키트 및 의료기기 인기가 높은 점을 적극 활용해 수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MENA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산업의 경우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규모 건설 플랜트 발주의 취소 및 연기가 우려되고 있지만 서민들을 위한 주택 건축시장은 꾸준한 발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지업체 및 인도, 터키 등 타국업체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출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우 IPP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사우디, UAE, 모로코, 이집트 등 현지기업들과 공동진출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서상현 POSRI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와 저유가로 MENA 지역의 경제 및 산업환경 변화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지속적인 사업 모니터링 및 국내기업의 공동참여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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