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경북 곳곳 폭염 특보
23개 시·군 폭염 대책기간 설정
온열질환 모니터링·쉼터 등 추진
양식장과 축산분야 재해도 비상
“낮 야외활동 최대한 자제” 당부

영천시가 폭염에 대비해 공설시장 주변 버스 정류장 6곳에서 마시는 물을 배치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태풍 ‘장미’가 울산 인근에서 소멸되면서 경북지역 등 남부지역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10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장미’ 뒤 경북북부 일부를 제외한 대구·경북 등 남부지역의 장마가 사실상 끝나고 폭염이 시작된다.

11일에는 포항 33도, 경주·경산 32도, 영덕 31도 등 비가 그친 경북지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진다.

올해는 유난히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등 ‘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지고, 밤사이 최저 기온도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해양대기청(NOAA)도 올 4월 기온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가 기후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74.7%, 가장 더운 5개 연도에 포함될 가능성은 99.9%”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북 23개 시·군은 9월 30일까지 폭염 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하고 교통신호나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무더위쉼터 그늘막’을 운영한다.

폭염 특보 발령 시에는 버스 승강장 등에 시원한 얼음을 비치하고, 주요 도로에는 살수차를 활용해 물을 뿌리는 ‘도로 쿨서비스’도 추진한다.

폭염대책 기간에는 마을방송과 예찰을 강화하고, 농촌에서 논밭 일을 하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염특보 시, 마을별 방송시설을 활용해 폭염대책 행동요령의 안내 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올 여름 폭염이 심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독거노인 등 16만5천700여명을 함께 관리할 재난도우미 2만4천300여명도 확보하고, 무더위 쉼터 5천여 곳을 운영하기로 했다.

도내 경로당 8천153곳도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무더위 쉼터로 운영된다.

상주시는 폭염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마을회관, 경로당 등 141곳을 실내 무더위 쉼터로, 정자·나무그늘 등 37곳을 실외 무더위 쉼터로, 파라솔 설치 등 141곳을 임시 쉼터로 운영한다. 또 건강보건전문인력 7명과 노인돌보미 153명, 자율방재단·이통장 509명 등을 669명을 재난도우미로 지정해 폭염특보 발령 시 독거노인 등 9천733명의 안전을 확인한다.

이외에도 9월 30일까지 살수차(8t) 2대를 임대해 주요 간선도로 등에 투입하며, 재난취약계층에 모자, 부채, 아이스팩 등을 지원한다.

영천시는 폭염에 대비해 공설시장 주변 버스 정류장 6곳에서 마시는 물을 공급한다.

시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폭염 특보 시 어르신 등 취약계층이 버스를 이용할 때 더위를 견디는 데 도움을 주려고 마시는 물을 공급한다.

물이 공급되는 곳은 영천농협·유명약국·김인환내과·LG전자·동산정형외과·대구은행 맞은편 정류장이다.

버스 이용자가 몰리는 장날에는 공급하는 음용수 양을 확대한다.

물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원받고,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시민들에게 준다.

최기문 시장은 “여름철 폭염저감 시설로 버스승강장 에어커튼 설치에 이어 아이스박스를 이용한 음용수 비치로 대중교통 이용객의 편의증진을 위해 세심한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피해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시·군과 함께 권역별 현장대응반을 가동해 양식어가를 대상으로 사육밀도 및 사료공급량 조절, 면역증강제 공급, 출하 독려 등 어장관리 요령을 지도할 계획이다.

시·군 관계자들은 “태풍이 지나가면 이달 중순께 적조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양식장을 스치고 지나가는 적조라 하더라도 물고기 떼죽음으로 이어지는 만큼 어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무더위로 소와 돼지, 닭 등 가축 폐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폭염 특보 시 비상근무 유지, 신속한 피해 접수 등 긴급 복구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축산분야 재해 예방 대책을 시군에 지시했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시작되면 낮의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수분과 염분 섭취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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