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의 새 수장을 뽑는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전대가 치러지는 데다 집중 호우까지 이어지면서 흥행 실패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당원 숫자가 많은 호남 연설회를 통해 분위기 반전의 분기점으로 삼으려 했으나 7일 광주에 2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고, 전남 곡성 산사태로 인명피해까지 속출하자 결국 8∼9일 예정됐던 호남 합동 연설회를 연기했다. 민주당 민홍철 선거대책위원장은 “일정과 관련해 선관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며 “연기된 일정을 소화할 예비 날짜를 확인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등을 고려했을 때 오는 29일 전대 날짜는 바꾸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충남·세종·대전 14일, 충북 16일, 경기 21일, 인천·서울 22일 합동 연설회는 그대로 추진하고, 연기된 호남 일정을 주중 빈 날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안으로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17일이 언급되고 있다.

전대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역별 맞춤형 메시지를 준비해왔던 당권 주자들도 난감한 모습이다.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후보는 비공개 일정만 소화하며 당의 일정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9일 서울에서 공식 일정 없이 수해 피해 점검에 나섰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 당국과 지자체는 우선 실종자 수색과 구조, 취약지대 주민 사전 대피, 곳곳의 배수 관리 등에 집중하자”고 했다.

이낙연 대세론을 무너뜨려야 하는 김부겸, 박주민 후보 측 관계자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 후보 장점인 현장 연설도 유튜브를 통해서는 그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더라”며 “현장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는 일정”이라고 토로했다. 박 후보 측은 “박 후보만의 분명한 메시지를 내도 회자가 되지 않아 고민”이라며 “이 후보가 대세인 상황에서 대의원 한 명이라도 더 만나야 하는데 이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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