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바르게 입고 모자를 바르게 쓴다’는 의관정제는 옷에 대한 우리 조상의 생각을 담고 있다. 옷은 격식에 맞게 잘 차려입어야 하고 옷을 바르게 차려 입음으로써 바른 행동도 나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복식 자체로서 신분을 구분하고 복식을 통해 적절한 위엄과 절제된 품격도 표현했다. 우리의 조상은 고름 매는법 등 한복을 입는 순서에서부터 보관 방법에까지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 왔다.

의복 착용에 대한 기원은 몇 가지 설이 있다. 기후 적응설, 신체 보호설, 장식설, 수치설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 맞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옷은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실용성에서 시작했으나 점차 장식의 개념이 가미되고 지금은 사회성까지 그 개념이 확대됐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것 중 하나가 의복이라는 사실만으로 의복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3가지 기본 요소 중에도 의(衣)가 포함된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못난 사람도 근사한 옷을 걸치면 달라 보인다는 뜻이다. 속담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는 말도 의복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회 등원 옷차림이 논란이다. 일부 네티즌은 “소풍 왔나”등 악성 게시물까지 올렸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양복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옷차림에 대해 정해진 룰은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권위가 마치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정장에서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직장여성이 입는 보편적 옷차림이면 굳이 깎아내릴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의 권위는 국민을 위해 일할 때 나오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