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
의료계, 오늘 집단휴진 예고
지역의료기관 대체인력 확보로
환자 진료에 큰 차질 없겠지만
14일엔 개원의까지 파업 별러
장기화되면 의료공백 불가피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7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도 전공의 1천여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의료기관들은 대체인력을 확보해 환자 진료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의료 공백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중환자실, 분만, 수술, 투석실, 응급실 등 필수인력까지 전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전공의 파업은 7일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진행된다.

지역에서도 대구 소재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를 중심으로 총파업 투쟁에 동참하기로 했다. 6일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계명대성서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가대병원, 파티마병원 전공의 1천여명이 파업에 나선다. 각 병원에서는 외래 진료 등을 정상 운영할 예정이지만, 응급실에 환자가 몰린다면 대기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밖에 경북 소재 의료기관에서도 전공의 파업 동참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포항성모병원 관계자는 “내과 전공의 1명, 정형외과 전공의 4명이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해당 진료과에 전문의를 더 투입하기로 해 환자 진료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4일에는 전문의를 포함해 개원의까지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됐다.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시도하며 협의를 통해 갈등을 풀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의대 입학정원은 3천58명으로 오는 2022년부터 한해 400명씩 늘려 10년간 4천명을 뽑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천명당 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회원국 중에서 콜롬비아에 이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서울은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3.1명인데 비해 경북은 1.4명으로 지역별 편차도 크다. 이에 정부는 의대정원을 늘려 의사 수 확충이 시급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무작정 수만 늘리면 출혈 경쟁만 격화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시각차가 워낙 커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항시의사회 관계자는 “경북에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의료기관이 없어 의료서비스의 질이 차이가 날 뿐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도권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문의가 몰려 있어 숫자가 아닌 배치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전문의 투입 등으로 인력 공백에 대비하더라도 총파업 사태가 길어진다면 의료현장에서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업무가 가중된 상태라 남은 인력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파업이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면 진료 차질과 의료 공백은 그만큼 더 심각해진다”고 덧붙였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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