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펌프 가동할 담당직원
제시간에 오지 않아 피해 키워”
‘郡 미흡한 대응’ 질타 목소리
포항~영덕 동해중부선 철길둑도
상습 침수피해 원인으로 지적

영덕군이 물난리 와중에서 제때 배수펌프를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재난관리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영덕군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4일 사이 영덕군 오포리 일대에 258㎜의 비가 내려 저지대 주택 7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당시 시간당 5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 100여 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주민들은 포항역과 영덕역을 잇는 동해중부선이 조성된 이후 철길 둑이 물을 가두는 댐 역할을 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과 산 사이를 잇는 전체 길이 340m의 둑 형태 철길이 물을 가두는 댐 역할을 하고 있어 비가 올 때마다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범으로 철도시설관리공단을 지목하고 대책위를 구성해 침수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민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영덕군의 관리 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영덕군이 설치한 배수펌프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것.

영덕군은 지난 2018년 ‘콩레이’와 지난해 ‘미탁’ 등 2년 연속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오포리에 배수펌프 4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번 집중호우 당시 배수펌프를 제때 가동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지자체인 영덕군의 미흡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주민은 “배수펌프를 배치하고도 가동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밤부터 물이 차올랐고 영덕군에 연락했지만, 펌프를 가동할 직원이 제시간에 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먼저 연락이 온 강구시장에 배수펌프를 작동하던 중 연락이 왔고 물이 너무 순식간에 차올라 펌프를 가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덕/박윤식기자

    박윤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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