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구 물 문제와 관련,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구미로 취수원을 이전하겠다는 기존 정책에서 구미와 안동으로 취수원을 다변화하고 부족한 수량은 대구에서 고도 정수처리공법을 통해 걸러진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미 해평정수장이나 안동 임하댐에서 원수를 가져오고 일부는 대구 문산·매곡정수장에서 고도 정수처리한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대구시는 “취수원인 공동 활용지역에 대한 상생기금을 조성해 보호지역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생활편의 시설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진 시장은 이런 내용을 담화문 형식으로 발표하고 “30년간 깨끗한 물을 갈망했던 대구시민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 이후 대구시민의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해 취수원 이전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2009년 대구시가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구미측의 반대로 수차례 민간 협의에도 사업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구미산업단지 등에서 흘러나온 유해물질의 낙동강 유입사고는 잊을만하면 터지곤 했다. 대구시민의 수돗물 트라우마 해결은 시의 3대 숙원 과제의 하나로 손꼽혀 왔다.

대구시가 제의한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낙동강 물관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간의 마찰 축소와 상생의지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이기주의에 매달려 현안을 풀지 못하는 고질적 문제를 상생과 협력으로 풀자는 것이다. 때마침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문제가 해결되면서 물 문제에 대한 해결도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행정통합을 목표로 상생의 길로 들어서 있는 상태라 낙동강 물 문제에 대한 양 지역간 전향적 자세변화도 기대된다.

2018년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낙동강 물관리 연구용역에 동의하고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번 대구시의 발표가 정부의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향후 추이가 관심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간의 소통과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통합신공항 문제처럼 낙동강 물 문제도 다변화 제의를 계기로 해법을 찾아 상생의 길로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