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정부 용역 중간발표 앞서
권영진 시장, 취수원 이전 대신
해평·임하댐 중 활용계획 밝혀
구미시 “협의·합의된 바 없어”
지자체 묵은 갈등 풀릴지 관심

대구시민들의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취수원 이전사업을 추진했던 대구시가 취수원 다변화로 선회해 추진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일 대구 물문제와 관련해 “낙동강의 합리적인 물 배분을 위해 취수원 공동활용 지역에서 확보 가능한 수량을 취수하고 부족한 수량은 현재 취수장에서 취수해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오는 5일 환경부가 낙동강 유역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에서 한 발 물러나 취수원 다변화 정책으로 선회를 공식화한 것이다.

정부 용역에는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연간 20만∼30만t을 취수하고 나머지 필요량을 대구 취수장에서 공급하는 방안, 안동 임하댐에서 연간 30만t을 취수하고 문산·매곡 취수장을 활용하는 방안 2가지 대안이 포함됐다.

권 시장은 “안동 임하댐 물을 사용하는 방안은 환경부와 안동시가 실무적 차원에서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대구시로서는 구미시와 해평취수장 취수 문제를 논의하면서 안동시와도 협의할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취수원 다변화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사업비는 검토되지 않았다”면서 “가능한 정수처리 방법으로 강화된 고도 정수처리 방법과 산업 용수 생산을 위한 초고도 정수처리 방법 2가지가 있는데 전자의 비용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연구용역은 기본적인 수량, 수질 분석 등을 마치고 환경부와 관련 자치단체가 합리적인 물 배분 방안을 협의해 복수 대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취수원 다변화정책도 결국 타지역의 물을 끌어오는 것이어서 이 역시 해당 자치단체의 반대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대구는) 지난 30년간 먹는 물 문제로 고통을 받아 왔다”면서 “취수원 공동활용 지역에 대한 상생기금을 조성해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생활 편의사업 추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취수원 공동활용 지역에 필요한 국책사업 추진 및 규제완화에도 발 벗고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취수원 공동활용 대상지역주민들도 대구시민의 절박한 심정을 해아려주기를 바란다”며 “이번에 대구 물 문제가 반드시 해결될 수 있도록 소통과 공감이 장에 함께 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환경부가 곧 용역 중간발표할 예정인데 대구시가 (정부) 한국판 뉴딜에 포함시켜 취수원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미시와 협의하거나 합의된 사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1991년 페놀사고 이후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한 취수장 확보를 위해 현재의 문산, 매곡 정수장을 구미 해평정수장으로 옮기는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수량 문제 등을 우려하는 구미시의 반대에 가로막혀 취수원 이전사업은 30년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했다. 공전하던 대구 취수원 이전문제는 2018년 10월 국무총리 주재 관련 자치단체장 회동에서 정부가 주관하는 연구용역 추진에 합의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환경부 용역은 낙동강 유역 자치단체들의 합리적인 물 배분을 통한 편익을 골고루 누리는 낙동강 유역 상생의 물 관리 방안 마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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