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영천·문경·군위·울릉 등
5개 시·군은 아직 열지 않아
코로나19 대응 단계에 따라
단계별 운영 나서기로
지자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철저한 준수 당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경북 도내 경로당 73.08%가 개방하고 어르신들을 맞고 있다.

26일 경북 23개 시·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내 8천153개 경로당 중 5천952개 경로당이 다시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미개방 2천201개(26.99%) 경로당은 27일, 8월 초, 중, 하순 개방할 예정이다.

전체 경로당을 개방한 지방자치단체는 안동(530곳), 김천(522곳), 청도(316곳), 성주(284곳), 고령(204곳), 의성(534곳), 울진(247곳), 영덕(240곳), 봉화(256곳), 청송(217곳), 영양(166곳) 등 11개 시·군으로 파악됐다.

한 곳도 개방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는 경산, 영천, 문경, 군위, 울릉 등 5개 시·군으로 나타났다.

도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경산시와 인접한 영천시는 27일 처음으로 522곳, 419곳의 경로당을 모두 개방한다.

경주시도 전체 622곳 중 개방하지 못한 262곳 경로당을 이날 모두 개방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411곳 중 미개방 경로당 40곳, 칠곡군은 258곳 중 미개방 경로당 10곳을 8월 초 개방하고, 문경시는 384곳 경로당 모두 8월 중순에 문을 연다.

포항시는 8월 중으로 미개방 경로당 82곳, 군위군과 울릉군은 211곳, 22곳의 경로당을 같은 기간 모두 개방할 방침이다.

영주시, 상주시, 예천군은 미개방 경로당 263곳, 28곳, 100곳에 대한 개방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 경로당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1만5천명(8천97곳)이다.

경로당 개방과 관련, 조원부(79) 안동시 안기동 노인분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몇 달간 만나지 못해 아쉬웠지만, 최근 노인정이 문을 열어 다시 만나게 돼 너무 기쁘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시에서 지원해준 온도계로 매일 노인정을 출입하는 어르신들의 체온을 체크하는 등 철저히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을 지키고 있다”면서 “노인정 운영 시간을 현실에 맞춰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변경해 줄 것을 최근 시에 요청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경로당이 문을 닫자 갈 곳을 잃은 어르신들이 우울증과 고립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경산 B경로당 관계자는 “코로나19에 폭염까지 겹쳐 많이 힘들었다”며 “경로당 문이 다시 열려 외로움과 더위 걱정을 떨쳐 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권오원 포항 환호동 해맞이그린빌 경로당 회장은 “경로당이 70평으로 넓고 쾌적하다”며 “코로나19 발병 이전보다는 적지만 하루 17~18명의 회원이 나와 TV를 보거나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장기·바둑·화투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경로당 개방을 자제하는 곳도 있다.

영주시 가흥동 A경로당 관계자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 경로당 출입을 불안해하고 있다”며 “경로당 개방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김충동 포항 지곡동 그린빌라 경로당 회장은 “수도권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져 나오자 회원들이 경로당 개방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민들은 “도내에는 독거노인만 16만5천738명에 이른다”며 “어르신들의 일상이 코로나19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 어르신들이 올 여름 사상 유례없는 무더위와 외로움을 이길 수 있도록 당국과 도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군수들은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경로당을 개방하는 만큼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며 “어르신들이 건강한 여름을 보내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개방 중인 경로당은 대체로 오전 11시~오후 4시나 오후 1시~오후 6시까지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비접촉식 체온계 및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있으며, 식사와 노래연습, 신체접촉은 제한되고 있다. 출입자들은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시·군은 여건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상황이 악화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 되거나, 이용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경로당 운영을 다시 중단한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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