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팬텀싱어’ 우승팀 라포엠
“무한한 지지 보내준 팬들 감사”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 우승팀 라포엠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플라시도 도밍고가 팝 가수랑 협업을 했을 때, 어떻게 성악가가 가요를 부르냐고 욕을 엄청나게 먹었어요. 그때 도밍고가 한 말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앞으로 내 공연에 다신 오지 말라’였어요. 멋지지 않나요?”(유채훈)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남성 4중창 그룹 라포엠의 유채훈, 박기훈, 정민성, 최성훈의 눈은 ‘크로스오버’에 대한 자부심으로 반짝였다.

최근 종영한 JTBC ‘팬텀싱어 3’ 우승팀인 이들은 아직은 대중에게 낯설 수 있는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더 알리고 싶다고 했다.

유채훈은 “뿌리는 성악에 두고 가요처럼 쉽게 메시지를 줄 수 있는 크로스오버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엔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예요. 찾아 듣고 싶은 음악, 자꾸 생각이 나는 음악을 하는 거죠.”(최성훈)

라포엠 멤버들은 모두 성악가 출신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도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로 팀을 꾸려야 여러 가지 색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경연에서 EDM(일렉트로닉 댄스음악), 팝, 록 등 다양한 노래를 소화하며 음악의 확장성을 자랑했다.

“저희는 성악 4중창 크로스오버 팀이라는 데 굉장한 자부심이 있어요. 저와 민성이 형이 성악 소리로 중심을 잡으면서 성훈이 형의 특별한 소리와 채훈이 형의 다채로운 목소리가 함께 하죠.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박기훈)

유채훈 역시 자신의 팀을 ‘성악 어벤져스’를 만들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크로스오버 명반을 남겨서 다음에 나올 그룹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꿈을 키우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들은 곧 앨범 작업을 시작한다며 시간에 쫓겨서 급하게 내지 않고 완성도 있게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팀의 또 다른 특징이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높은 음역을 내는 ‘카운터 테너’가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활동한 최성훈은 7년 만의 고국에서의 무대를 ‘팬텀싱어 3’를 통해 가졌다.

라포엠 멤버들은 “최성훈은 라포엠의 필살기”라며 엄지를 세웠다. 유채훈은 “프로그램에서 성훈이를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카운터테너가 있다는 건 혼성 그룹이나 합창단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성훈은 나름대로 속앓이를 했다. 혹시나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을까 고민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그려졌다.

“어떻게 하면 팀원들의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내 개성도 살릴 수 있을까 하고 라운드마다 고민하고 연구했어요. 라포엠 멤버들을 만나면서 많이 해결됐죠. ‘카운터 테너가 우리 팀의 무기에요’라 말하는 이 사람들을 만난 게 저의 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최성훈)

가수들 간의 ‘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중창단인 라포엠에게 호흡에 대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인터뷰 내내 이들은 서로를 두고 동료라기보다는 가족 같다고 표현하며 단단함을 내보였다.

“우리 팀원들의 부모님께 잘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어요. 아, 부모님을 넘어서 조상님께도 감사하다고 해야겠네요(웃음).”(정민성)

라포엠은 이런 팀워크와 따뜻한 팀 내 분위기를 우승 이유 중 하나로 꼽으면서, 무한한 지지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저희끼리 있을 때면 저희를 사랑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해요. 8개월간 겁 없이 도전할 수 있던 것도, 서로를 만난 행복을 누릴 수 있던 것도 모두 팬들 덕분이라 생각해요. 오래, 또 멀리 갈 수 있는 그룹이 되겠습니다.”(최성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