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
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

최근 대구 신규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뜨거운 청약률을 보인 대구의 신규 아파트는 최근 1년간(2019년 5월∼2020년 4월) 3.3㎡당 평균 가격은 1천510만800원으로 1년 전 (2018년 5월∼2019년 4월) 평균 가격 1천324만9천500원 보다 13.9%(185만1천300원)나 상승했다.

수성구 신규 분양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2천55만6천원으로 2천만원을 넘어섰고 달서구는 1천844만원을 기록하는 등 분양가 상승을 주도했다.

경북지역 최근 1년간 신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880만7천700원으로 1년 전 864만2천700원보다 1.9% 상승하는데 그친 것과도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이런 현상은 우선 땅값이 비싼 대구 도심지역 재개발을 통한 신규 분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건설업체들이 유독 대구에서 발코니 확장비와 시스템 에어컨, 냉장고, 바닥재 등 유상옵션 가격을 올린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코니 확장비는 최고 3천만원을 넘었고 유상옵션비도 최고 4천437만원까지 치솟아 결국 소비자들은 추가로 7천만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남구와 달서구 3개 단지가 1천만원 전후의 발코니 확장비 책정한 것 이외에 나머지 5개 단지는 평균 2천500만원을 웃돌았다.

특히 지난 4월 중구에서 전용 면적 84.08㎡ 타입의 한 아파트 확장비는 3천180만원을 기록한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달서구 같은 면적의 한 아파트는 850만원이었다.

또 다른 원인은 고분양가 관리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인 중구와 수성구에 대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통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시세만큼 분양가를 높일 수 없자 건설업체들이 인허가 과정에서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 확장비 및 유상옵션을 늘이는 것으로 정부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삼고 있다.

발코니 확장 전문업체들도 최고급 자재만을 고집하면 3천만원대 발코니 확장비가 나오겠지만, 기본적으로 1천∼1천500만원이며 충분히 시공하고도 남는다고 했다.

건설업체들은 열선과 온돌 마루판 및 벽 도배 추가 비용 등도 만만찮다고 항변하지만, 신규 아파트는 철거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벽체와 거실 미닫이문을 만들 필요가 없어 오히려 공사비가 감소할 수 있어 별도의 확장비가 들지 않는다.

최근 대구지역 청약 열기에 편성해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 비중을 늘리는 것은 결국 건설업체들이 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한 횡포에 가깝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의 각종 규제가 발표되면 이를 피할 다른 방법을 찾는 건설업체들의 꼼수를 계속 봐 왔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인허가 관청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편법으로 분양가 상승을 이끄는 건설업체들을 제지할 수 있는 최일선이기 때문이다. 이어 대구 소비자들도 눈을 크게 뜨고 분양 공고문 한쪽 귀퉁이에 깨알같이 적혀 있는 터무니없는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 가격에 이의를 제기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