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연구원 주재열·임기환 박사팀
질환-감염증 간 상관관계 밝혀
바이러스 침입 통로인 ‘Ace2’
치매 진행 될수록 발현량 증가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수행한 한국뇌연구원 주재열(오른쪽) 선임연구원을 비롯한 연구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고령의 치매 환자일수록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뇌연구원 주재열·임기환 박사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감염저널’에 게재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는 70대 이상의 고령자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폐렴,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발표됐다.

특히 연구팀은 고령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2)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의 뇌조직 및 혈액의 유전체 정보가 담긴 빅데이터와 전사체 분석기법을 통해 Ace2 유전자 발현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노년층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노년층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Ace2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으며, 알츠하이머 모델 마우스의 뇌조직에서도 같은 변화를 보였다.

또 치매 초기, 경증, 중증 환자그룹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치매가 진행될수록 Ace2 유전자의 발현이 점진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Ace2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 내 침입을 돕기 때문에 많이 발현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큰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질환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간의 상관관계를 새롭게 보고함으로써, 고령의 치매 환자가 일반 노인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주재열 한국뇌연구원 박사는 “국내 유일의 뇌연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치매 증상이 있는 노인이라면 코로나19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하며 우리 사회 각계에서도 치매 노인 환자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감염저널(Journal of Infection)’ 6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논문명은 ‘고령의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에서 코로나 감염증 [COVID19] 유발 바이러스 SARS-CoV-2 수용체 Ace2 유전자의 발현 분석’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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