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의 자살률은 2003년 이래로 OECD회원국 중 줄곧 최고다. 2018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26.6명으로 OECD평균 11.3명보다 월등히 많다. 하루 평균 37.5명이 자살로 세상을 떠난다.

한햇동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수가 3만 명을 넘는다. 전국 응급실로 들어온 응급환자를 통해 집계한 수치다.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정도 더 많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세계 1위라 평가 받지만 우리나라 노인층의 자살률은 여전히 세계 1위다. 문제는 한국이 비교적 잘 사는 나라라고 하지만 자살률은 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살에 대한 원인이야 많겠지만 우리의 경우는 사회 양극화문제와 노인층의 빈곤률 등 경제적 문제가 주 요인이다.

사회학자 E.뒤르켐은 자살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했다.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붕괴적 자살 등이다. 이기적 자살은 개인과 사회와의 결합력이 약해질 때 생긴다. 이타적 자살은 사회적 의무감이 지나치게 높을 때 일어난다. 민족을 위해 논개처럼 생명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붕괴적 자살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적응못해 일어나는 자살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자살은 또다른 자살을 부르고 자살 자체가 문제의 해결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이 종종 발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이 그러했고 비리와 연관된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의 자살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극단적 선택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경우는 없다.

오히려 가족에게 평생 잊지 못할 크나큰 상처만 안겨주고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어느 누구도 자살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동정이나 미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죄악시하고 우리사회가 경계할 일인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