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국내 공급 시작
질본, 이달 무상공급 물량 확보
‘폐렴·산소치료 환자’ 대상 제한
주치의 투약 필요 판단·요청 시
24시간 이내 의약품 제공 계획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렘데시비르’를 국내에 공급키로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중증환자 33명이 우선적으로 투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국내 도입 협의를 통해 의약품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이 31% 단축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7월까지 무상공급 물량을 우선 확보하고, 8월 이후부터 가격협상을 통한 구매에 나선다.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을 수 있는 환자는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가 맞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 물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현재 중증환자가 33명 정도 있는데 아마 이들이 첫 번째 투약 대상이 될 것”이라며 “투약 여부는 주치의가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이 첫 투악 대상으로 언급한 33명의 중증환자는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20명과 산소치료를 받거나 38.5도 이상 고열 증세를 보이는 13명이다.

현재 치료지침은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는 항염증 효과가 있는 덱사메타손 등의 치료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치의는 이런 조건을 검토해 투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국립중앙의료원에 의약품 공급을 요청하면 된다. 이후 환자에게 의약품이 도달하기까지는 24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현재까지 렘데시비르의 심각한 부작용 보고가 없지만, 투약에 따른 이상 반응을 살피는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현재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는 없는데, 실제 사용하면서 어떤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이 있을지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의료진이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다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보고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체계를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